석유왕국인 브루나이가 동남아 통화급락을 막아낸 장본인으로 알려져
주목.

지난 29일 오전 싱가포르 외환시장등은 개장초부터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미 달러에 대해 사상최저치로, 싱가포르달러가 38개월만에 최저치로 폭락하는
등 동남아 통화위기가 재연되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브루나이 국영투자기관인 인베스트먼트 에이전시(BIA)가
달러화를 대규모로 매각하고 나섰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동남아통화들은
일제히 상승세로 반전됐다.

BIA는 지금까지 환시 개입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고있으나 싱가포르
금융가는 "BIA가 오후장에 들어서 달러를 대량 매각하고 싱가포르달러및
링기트화를 집중 사들여 통화급락을 막아내는 놀라운 위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BIA의 환시개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매입 열풍이 다소 주춤,
태국 바트화등 다른 동남아통화들도 폭락세를 멈췄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인 브루나이는 지난주초 태국의 통화위기
극복을 돕기위해 5억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하는등 동남아지역에서
피트로달러의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인구가 27만명 정도에 불과한 소왕국이 석유및 천연가스의 수출을 통해
축적한 부를 활용, 동남아 경제위기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 김영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