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재벌 2세와의 염문으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아온
다이애나비는 결국 "파파라초"로 불리는 상업적 프리랜서 사진사들의 집요한
추적을 벗어나려다 변을 당했다.

다이애나비와 연인인 도디 알 파예드는 30일 오후 파리에 도착, 도디가
소유인파리 시내 최고급 리츠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메르세데스 600
승용차편으로 호텔을 나섰는데 "한탕"을 노린 파파라초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들 일행을 추적하고 나서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다이애나비 일행은 센강 북안의 강변도로를 타고 달리다 알마교 밑 터널을
통과하는 순간 5 6명의 파파라초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집요하게 달라붙자
갑자기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운전사가 통제력을 잃어 승용차가 중간
기둥과 터널벽을 차례로 들이받았다.

슈베느망 프랑스 내무장관은 사고 당시 메르세데스 승용차가 시속 1백km로
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는데 엄청난 충돌 충격으로 승용차의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없을 정도로 파손됐으며 맨 앞부분의 라디에이터가 승용차 앞 좌석
승객에게까지 뚫고 들어올 정도였다는 것.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비롯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조스팽 총리 등
세계각국의 지도자들은 이날 새벽 다이애나비의 사망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휴가중인 클린턴대통령은 "다이애나를 잘 알고 좋아했다"며 "비극적인
사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와 찰스왕세자는 다이애나비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깊은 충격과 괴로움에 휩싸여 있다"고 버킹엄궁 대변인이 31일
밝혔다.

찰스왕세자와 다이애나비사이에 태어난 윌리엄과 해리왕자는 왕실
여름휴양지인 스코틀랜드 발모랄성에서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수많은 런던 시민들은 31일 새벽 다이애나비의 공식 주거지인 런던의
켄싱턴궁앞에 몰려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일부 시민들은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영국 왕실의 왕관에 박힌 가장 빛나는
보석을 잃어버린 것에 비유하기도.

<>.버킹엄궁은 31일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비의 시신을 인수하기 위해
이날 오후 파리로 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킹엄은 찰스 왕세자가 윌리엄 및 해리 왕자와 함께 스코틀랜드
발모랄성에서 이날 오전을 보낸 후 다이애나비의 두 자매와 함께 파리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다이애나비의 시신을 실은 비행기가 오후 6시(현지시각)에
남서 런던의 노스올트 공군기지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런던 = 이성구 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