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는 두얼굴을 가진 사나이로 불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투기꾼으로 비난을 받는 한편 인권보호 마약퇴치 등
박애주의적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그렇다.

부유한 유태인 가정에서 자란 그는 57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하면서 세계 금융계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는 월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퀀텀펀드를 설립했으며 이후 이를 앞세워
지난 20년간 전세계 금융가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이때문에 얼마전 동남아 금융위기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92년
파운드폭락땐 "우리의 세금을 투기꾼이 가로채갔다"는 영국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들로부터 최대 기피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금융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자선사업에 사용하는 또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가 "소로스재단"의 25개 지부를 통해 마약퇴치 등에 매년 쏟아붓는
자금은 수억달러 규모.

최근에는 "미국의 마약관련 법규는 재활보다는 지나치게 처벌위주로 돼
있다"며 관련 법규를 완화하는 운동에 나설 것임을 공언,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인권상황을 문제삼아 미얀마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가입을 끈질기게
반대, 미얀마정부와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50억달러의 거부에 걸맞지 않게 오랜 세월 "원룸" 아파트를 고집해온
소로스.

나름대로 돈을 어떻게 벌어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굳은
철학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