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28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인도네시아 루피아,
싱가포르 달러 및 필리핀 페소화 등도 동반 하락세를 보여 또 한차례의
외환 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27일 달러당 2.8300으로 마감됐던 말레이시아 링기트화의 환율은 28일엔
2.8710으로 폭락, 지난 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의 링기트화 폭락은 지난 7월 2일 이후 링기트화가 13%나 평가절하돼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될 것임을 우려한 국내의 달러화 매입
러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링기트화 하락의 여파로 동남아 여타 통화들도 28일 일제히 하락세
를 보여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경우 27일 달러당 2천8백57.50에서 이날은
2천9백47.50으로 떨어졌다.

싱가포르 달러화도 링기트화 약세를 즉각 반영, 전날 달러당 1.542에서
28일엔 1.5145로 낮아졌고 태국 바트화 역시 달러당 33.95에 머물러 전날의
33.75보다 소폭 하락했다.

필리핀 페소화는 전날 중앙은행이 페소화 방어를 위한 달러화 매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28일 달러당 30.165를 기록, 전날의 30.100보다
환율이 떨어졌다.

한편 이날 동남아 각국 주가도 약세를 나타내 필리핀 증시의 경우 하루
하락치로는 가장 많은 212.06포인트가 떨어져 주가 지수가 2천71.97에
머물렀다.

주권 반환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홍콩 증시도 28일엔 전날 대비
4.2%포인트나 하락한 1만4천8백76.10을 기록, 반환 직전의 주가지수인
1만5천1백96.79를 크게 밑돌았으며 대만 증시 역시 전날 대비 2.2%포인트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도 28일부터 1백개 주요 종목에 대한 관리에
들어간데 이어 이들 종목의 거래대금 지급 기한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