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그룹 사활을 걸고 중국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종전의 일회성 중국투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룹의 주력사업과
연계성을 높일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중 수교 5주년을 맞는 현시점에서 더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장의 투자수익에 급급하지 않고 2000년 이후의 거대시장을 염두에 두고
마켓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부 그룹의 경우 별도의 중국프로젝트팀을 두고 회장이 직접 중국투자전략
을 챙기고 있다.

구미나 일본 기업에 비해 중국진출의 경험이 적지만 중국투자에 대한
열기는 어느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비즈니스의 성패여부에 따라 그룹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투자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LG그룹이다.

LG는 오는 2005년까지 중국지역에 1백억달러를 투자, 5백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구본무회장은 "LG그룹은 중국내에서 시장선점효과가 크고 그룹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진출전략에 따라 LG그룹은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기 전자 통신 및
정유 석유화학분야와 유통 부동산 개발 금융 등 3차산업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99년까지 천안문 광장 인근에 오피스빌딩을 건립해 그룹 및
계열사의 본부역할을 하는 그룹사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중국전문인력 1천명을 양성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그룹 연수원을 세울
방침이라고 그룹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6월 LG계열 사장 13명이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북경) 톈진(천진)
다롄(대련) 선양(심양) 등을 둘러본것도 중국투자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천
하겠다는 구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화학 전자 등 LG그룹의 6개 계열사는 현재 중국에 30개의 생산및 판매법인
을 세웠으며 앞으로도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중국에서 분산염료 PVC 화장품 치약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는 키폰 오디어 CPT TV VTR 에어컨 펌프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정보통신은 교환기 등 통신장비를 양산중이다.

한국에서 하는 모든 사업을 중국에서 똑같이 벌이겠다는게 LG의 생각이다.

세계경영을 펼치고 있는 대우도 최근들어 대중국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는 중국에 총 50여개의 현지법인을 설립 운영중이며 20여개의 새로운
합작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투자내용을 보면 총 9억달러규모의 산둥성 자동차부품 합작생산사업을
비롯 <>중국 최대 생산규모인 연산 2백50만t규모의 <>산둥시멘트공장 <>난징
(남경)유리공장 <>하이난(해남)도 주석 플래이트공장 <>헤이룽장(흑룡강)성
GSM이동통신사업 <>계림 버스합작생산공장 등이 있다.

대우그룹은 중국에서 "제2의 대우그룹"을 창립한다는 목표로 그룹 중점
사업인 자동차 항공 통신 건설 에너지개발 등 기간사업에 합작 참여를
강화할 예정이다.

대우는 원활한 현지 투자사업을 펼치기 위해 교육및 문화교류사업도
추진중이며 이미 베이징대학 기숙사 건립기금으로 1백만달러를 내놓기도
했다.

또 중국전문가를 양성하기위해 89년 이후 매년 10명씩을 베이징대 항저우
(항주)대의 어학과정에 보내고 있다.

현대그룹도 99년까지 주력사업인 자동차 전자 플랜트 철도차량 정보통신
조선 건설등에 23억달러규모의 투자계획을 수립하는등 중국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는 지난 94년 2천4백만달러를 들여 반도체조립공장을 건설하는 등
짜임새있게 중국 진출을 모색해 왔다.

칭다오(청도) 광둥 상하이(상해)에 총 6천7백만달러를 투자해 컨테이너
조립공장을 세웠으며 창저우(상주)에 중장비 조립생산라인을 확보했다.

현대는 종합상사내 중국팀을 두고 수익가치가 높고 그룹 주력사업 등과
연관관계가 높은 사업을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그룹도 중국내 23개의 합작 및 단독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합성수지
CPT 스피커 VTR 교환기(SDX) 백색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측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유통업진출을 적극 모색중이며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 및 보험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경도 의욕적으로 중국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유공은 선전(심천)에 총 투자비 15억달러가 투입되는 정유공장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또 SKC는 중국 광둥성 및 푸젠(복건)성공장에서 비디오 테이프를 생산중
이며 유공가스는 산둥성에 LPG기지를 건설중에 있다.

이밖에 한화그룹의 김승연회장도 지난 3월 중국의 리펑(이붕) 국무원총리와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을 차례로 만나 한화그룹의 대중 투자를 논의했다.

한화측은 제약회사 인수 위탁관리, 에너지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오는 2005년까지 중국에 20억달러 상당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

금호그룹도 지난 4월 중국 톈진 타이어공장 준공을 계기로 1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공장투자계획을 발표하는등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금호는 중국을 세계화의 거점으로 삼아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을 중국
에서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대기업들의 대중국투자는 중국 중서부지구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건설
프로젝트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9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계획 기간중 이 지역
투자유인책을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의 대중국진출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평가
하면서도 유통 및 서비스 분야로 진출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
했다.

일본기업들은 유통업을 기반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야오한, 다이에, 이세탄, 자스코 등의 업체가 상하이 광저우(광주) 선전
등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백화점 슈퍼등 체인화전략을 구사했고 식당 호텔
여행업 등에 연계 진출했다.

최근들어서는 미국의 월마트 K마트, 영국의 딕슨, 홍콩의 자딘 메치슨,
네덜란드의 마크로, 프랑스의 까르푸 등도 중국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