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버지는 도박에 손댔다가 인생을 망쳤단다. 너는 절대 도박을
하지 말아라"

덥수룩한 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미국의 캐니 로저스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팬들을 향해 경고했지만 인간의 도박성향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각광을 받았던 인터넷에 섹스사이트의 뒤를 이어 도박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과연 인터넷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온라인잡지의 편집장인 슈 슈나이더는 웹갬블링(인터넷도박)에 대해
서서히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렉티브게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그녀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
상에서 성업중인 도박사이트는 2백여개정도.

비록 웹갬블링에 관한 데이터가 빈약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2000년께면
웹갬블링의 시장규모가 적어도 8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대부분의 도박사이트들은 호주 아시아 카리브해 등의 도박이 합법적인
지역에 서버를 두고 있다.

특히 미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월드와이드웹카지노"란 사이트는
15가지의 다양한 게임을 영어 중국어 등 5개국어로 서비스, 언어 장벽까지
완전히 해소해준다.

도박꾼들은 사이트운영자측에서 요구하는 특정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거나
신용카드 등으로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웹갬블링은 사이트운영자에게 높은 수익을 주고 있다.

전통적인 일반카지노의 수익률이 총매출의 20%에 머물고 있는데 반해
웹갬블링은 80%에 이른다.

웹갬블링이 이처럼 독버섯 같이 번지자 이에대한 제재논란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미주리 미네소타주와 같이 도박금지가 엄격한 지역에서는 이미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미주리검찰은 한 사이트운영자를 도박이 금지된 지역주민의 베팅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웹갬블링에 대한 일반인들의 경각심은 강하지 않은
편이다.

이미 존재하는 관련법을 엄격히 적용하기만 해도 웹갬블링사이트들을
폐쇄할 수 있지만 사이트운영자들은 "인터넷의 흐름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