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항공기 안전이 또다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6일 새벽 미국령 괌에 추락한데 이어 7일 하룻동안 미국
본토에서 항공기 3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페드럴 익스프레스 소속 MD-11 화물기가 사고를 낸것을
합치면 8일새 4건의 항공사고가 난셈이다.

지난해 5월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벨류젯 여객기의 추락사고와 두달후인
7월 TWA의 공중폭발로 촉발됐던 항공기안전 논란이 이번 연쇄사고로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현지 시사해설가들과 사고조사관들은 미항공산업의 발전과 승객 안전을
담당하는 주무당국인 미연방항공국 (FAA)의 역할과 최근 연쇄 사고의
원인을 연계시키는 쪽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철폐되면서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강하다.

시아보 전교통부 조사관등은 FAA가 싸구려 표를 남발하는 항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도 FAA가 TWA기 추락과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질책하는 서한을 지난달
발송하기도 했다.

윌리엄 월독 미항공우주안전교육센터 부국장은 연쇄 사고가 미국인을
불안하게하는 것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형 항공사의 경우 사고 면에서 과거에 비해 크게 나빠진게 없다고
강변한다.

그는 미국 항공기 운항회수가 연간 8백20만편, 하루 평균 2만2천편에
달하지만 사고율은 지난 15년간 거의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항변에도 불구 FAA는 새로운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