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의 차기 CEO(최고경영자)는 누가 될 것인가"

부실기업의 해결사로 명성을 떨쳤던 길버트 아멜리오마저 1년6개월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자 애플사 차기 CEO선임건이 미국인들의 최대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세가 다소 기울긴 했지만 한때 미국 컴퓨터산업의 대표주자였던 애플사에
대한 국민들의 애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컴퓨터전문잡지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많은
네티즌들이 전자메일이나 게시판등을 통해 자신들의 "후보"를 공공연히
지지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애플사가 헤드헌팅회사인 하이드릭&스트러글사를 고용, 새로운
"CEO사냥"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보다
증폭되고 있다.

매킨토시전문잡지 "맥애딕트 뉴스"는 최근 "누가 CEO가 돼야 죽어가는
애플사를 살릴 수 있을까"를 놓고 6천여명의 매킨토시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CEO 후보감은 애플사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 애플 이벤절리스트(전도사)로 잘 알려진 거이
가와사키, 전개발담당부사장 앨런 핸콕등 3인.

이중 가와사키와 잡스는 현재로선 애플사 CEO직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를 몸값올리기를 위한 제스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체릴 잉글랜드 맥애딕트뉴스 편집장은 "이들 3명의 공통점은 모두
카리스마적이며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활동적인 것"이라며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이들의 경영능력에 매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들 3명은 또 네티즌들로부터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국계인 스티브 강 파워컴퓨팅사 회장,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 래리 엘리슨
오라클사 회장등이 애플사의 차기 CEO감으로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응답자들은 컴퓨터와는 전혀 무관한 리 아이아코카 전크라이슬러회장,
데이브 토마스 웬디스 창업자등을 차기 CEO감으로 지지하기도.

이는 소비자마케팅의 귀재로 알려진 이들은 애플이 그동안 소홀했던
마케팅분야를 강화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부 "짖궂은" 응답자들은 세계적인 복서 마이크 타이슨, 미식축구코치인
마이크 홈그렌을 차기 CEO감으로 선정,애플의 부실경영에 대한 자신들의
분노와 실망을 간접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잉글랜드편집장은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애플사의 차기 CEO 선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이는 애플사가 반드시 재기에 성공해
미국컴퓨터산업을 주도해 나가 달라는 미국민들의 간절한 열망 때문인 것"
으로 풀이했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