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로 여성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있는 명작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또다른 이유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이 영화속에 소품으로 나오는 스카프가 전세계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끝 것.

루이스역으로 나온 금발머리의 지나 데이비스가 빨간색 스카프를 휘날리며
달리는 정면이 뭇 여성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스카프 제조업자들은 이 영화로 뜻하지 않게 떼돈을 벌었다.

"Product Placement(PPL)".

요즘 광고업계에서는 "상품을 팔려면 영화에 등장시켜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PPL이란 광고주가 판매증진이나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영화속에 자사의
상푸믈 삽입시키는 형태의 광고를 말한다.

프로파간타라는 광고회사의 루벤 핸리사장은 "히트친 영화는 보통 전세계
3억~4억의 관객을 끌어 모으기 때문에 그 어떤 광고매체와도 비교가 안될
만큼 매력적인 존재"라며 "할리우드에서 형성된 PPL시장 규모만도 무려
몇억달러에 이른다" 말한다.

외계인 소재로 한 영화 "E.T"가 상영된 이후 초콜릿시장이 한때 호황을
맞았던 것도 바로 PPL 덕분이다.

이 영화에 초코볼을 제공했던 제과업체 리스사는 일약 재벌로 부상했다.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백한마리의 달마시안" 주인공 크루엘라가 듣는 덴마크제 오디오,
007영화에서 제임스본드가 타고 나왔던 BMW의 스포츠카 Z3, 쥬라기공원에
등장한 지프형 자동차등이 그런 경우이다.

할리우드의 한 광고업자는 "영화속의 상품 이미지는 주인공 못지 않게
관객들의 기억에 남아 최소한 5년은 지속된다는게 정설"이라며 "신문이나
TV광고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엄청난 광고효과를 노릴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광고비용이나 효과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품이 화면중앙에 위치하느냐, 아니면 구석에 놓이느냐 또는 주인공의
손에 닿느냐,조연의 손에 닿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광고주들은 심지어 시나리오작가에게까지 다가가 치열한 로비전
을 벌인다.

PPL시장이 이처럼 급속히 확대되자 영화사측에서는 소품광고비를 크게
인상했다.

예컨대 디즈니사는 영화속에 잠깐 등장하는 소품의 경우 2만달러까지
받는다.

만약 이 소품이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게되면 그 값은 세배로 뛴다.

공급자의 횡포가 이런데도 수요자인 광고주들은 자사의 제품이 단 1초라도
더 오랫동안 영화속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마다않고 있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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