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금융위기가 "국제금융의 화약고"인 중남미를 강타하고 있다.

브라질증시를 폭락시켰다.

인접국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다.

또 국가경쟁력 최강을 자랑하는 싱가포르 금융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여파를
미치고 있다.

특히 중남미지역이 사정권안으로 들어온 것은 "금융위기가 전체개도국으로
확산되는 기류를 보여 주는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동지역이 국제정세의 화약고로 비유되듯이 멕시코 페소화사태이후
중남미가 "국제금융의 화약고"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브라질증시를 대표하는 상파울로증시는 15일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
개도국경제에 대한 불신이 일거에 확산되면서 곤두박질쳤다.

하루만에 95년2월 멕시코사태이후 가장 큰폭인 8.5%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인접하고 있는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페루증시가 동반하락했다.

브라질은 여러모로 태국과 비슷한 경제상황을 보여 왔다.

첫째 경상수지적자가 너무 컸다.

브라질은 올들어 상반기에만 경상수지적자는 1백56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4.19%에 달하는 규모다.

진원지인 태국의 8%보다는 낮지만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안정적인 수준
이라고 말하고 있는 2%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둘째 통화를 고평가시켜 왔다.

브라질은 또 자국통화인 레알(Real)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 왔다.

자국내의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통화가치의 고평가는 수출품의 가격을 높이고 수입품의 가격은 낮게 한다.

이로인해 무역적자는 올 상반기에만 4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셋째 브라질정부의 안일한 대응이었다.

브라질중앙은행은 14일 태평양반대편국가의 외환.주식시장이 일대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볼일 없는 상반기 경제성적표를 발표했다.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일거에 보유주식의 매도할 기폭제를 제공한 것이다.

동남아금융위기는 이지역의 경제우등생인 싱가포르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싱가포르가 정치적 안정과 정직한 금융거래에 관한 명성은
여전하지만 인접국의 잇따른 통화가치 폭락속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을 유인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주식지수는 2년반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싱가포르달러의 가치도
15일 연초 달러당 1.3996에서 연중최저치에 육박하는 1.4415싱가포르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싱가포르 언론들은 이같은 금융흐름에 대해 투기성자금들이 싱가포르
금융시장을 시험해 보기 위한 "잽"을 날리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 건전성이 시험대에 놓인 것이다.

한편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등의 주식시장이 통화의 평가절하이후 급등
하다 최근 주춤하면서 국제시장의 핫머니들은 이미 "파티"를 끝내고
물러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금융위기가 이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