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바트화로 부터 시작된 동남아통화위기가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거쳐
말레이시아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4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자국통화인 루피화에 대해 확대된 하루
변동폭인 12%를 적용, 외환거래에 적용하도록 조치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직전거래일인 11일 외환시장의 마감을 앞두고
루피화의 1일변동폭을 기존의 8%에서 4%포인트 늘어난 12%로 조정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로써 루피화의 변동폭은 중앙은행이 고시하는 기준 가치의 상하 6%폭인
달러당 2천3백74-2천6백79루피에서 거래되게 됐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는 지난주 필리핀 중앙은행이 페소화의
하루변동폭을 늘린데 뒤이어 나온 것으로, 국제외환시장의 핫머니(단기
유동성자금)등 투기적인 자금에 의한 통화불안을 사전에 예방코자 한 것이다.

그러나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사전예방차원의 의미부여와 함께
"태국 필리핀에 이어 결국 인도네시아정부도 자국통화가 경제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고평가돼 왔었음을 인정하는 평가절하에 해당된다"고 분석
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는 이날 개장초부터 급격히 하락, 달러당
2.5500링기트까지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이달초 동남아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부터 링기트화
가 달러당 2.5250링기트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외환보유고를 사용, 방어해
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날의 링기트화 추락은 그동안 중앙은행이 마지노선
으로 지탱해 왔던 링기트가치가 무너진 것으로 링기트의 추가하락을 예고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