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백40만명의 일개 도시에 불과한 홍콩이 동방의 진주 로 불리는데는
엄청난 경제력이 한몫을 한다.

홍콩의 경제성적표에는 모두 세계적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선 일인당 국민소득은 2만4천달러를 넘어서 이미 선진7개국(G7)수준에
올라섰다.

종주국인 영국을 비롯, 캐나다 이탈리아등 일부 G7을 제친지 오래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를 이어 세번째다.

무역 역시 세계적인 수준.

96년을 기준으로 수출액은 1천8백8억달러, 수입액은 1천9백28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8위의 무역왕국 홍콩의 1인당 수출액은 한국의 9.95배.

홍콩사람 1명이 한국사람 10명몫을 해치운다는 얘기다.

항만.항공부문 등수도 수위를 다툰다.

컨테이너 처리는 1천3백만 TEU로 세계 1위.

항공화물취급량도 1백46만t으로 세계 1위다.

홍콩경제를 움직이는 또다른 엔진은 관광산업.

관광객은 연간 1천만명을 넘어 관광수입만 한해 1백억달러에 이른다.

금고마다 가득한 외화도 홍콩경제를 든든히 뒷받치고 있다.

97년 4월현재 홍콩의 외환보유고는 6백36억달러.

일본 중국등에 이어 세계 7위다.

토지기금에 올해 재정잉여까지 합치면 약 1천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런던-뉴욕과 더불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에는 현재 세계 40개국
1백57개 은행이 진출해 있다.

한국의 경우 투자신탁, 증권회사까지 합쳐 78개의 금융기관이 홍콩에
지점을 설치한 상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몰려들다 보니 상가 임대료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홍콩섬 중심가인 코즈웨이베이의 소고백화점 뒷편의 상가 임대료는
1평방m당 한화로 연 6백만원.

뉴욕 맨해턴의 두배 수준이다.

비싼 부동산 가격과 물가덕에 비즈니스 경비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든다고.

작지만 센 홍콩.

홍콩의 우수한 경제성적표는 홍콩이 앞으로 거대중국을 떠받칠 엄청난
에너지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김혜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