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의 효자시장" "대중국무역의 전진기지" 경제적인 측면에서
홍콩이 한국에 갖는 의미는 이 두가지로 집약된다.

먼저 효자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자.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홍콩수출은 1백11억3천1백만달러로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홍콩이 4위의 수출시장이었다.

특히 대홍콩 무역흑자는 99억8천8백만달러에 달해 최대의 무역흑자대상국
역할을 했다.

지난해 우리의 전체 무역수지가 2백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낸 사실을
감안하면 홍콩시장의 중요성을 가늠할수 있다.

대홍콩 무역수지는 지난 95년에도 98억4천4백만달러의 흑자였고
올해도 흑자폭이 1백2억5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속 3년째 1백억달러 내외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홍콩이 효자시장이라는 사실은 이처럼 4위의 수출시장이고 최대의
흑자대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같은 무역불균형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홍콩간에는
통상마찰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EU가 수시로 통상압력을 가해오는 것과 비교하면 홍콩은
아주 고마운 무역파트너라 할수 있다.

다음으로 홍콩이 대중국무역의 전초기지라는 사실은 홍콩과의 무역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홍콩정부의 공식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중 약 40%가
중국으로 재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수출비중은 이보다도 훨씬 커 전체 대홍콩 수출중
80~90%가 중국에 재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으로 수입된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공급되는 경로가 다양해
홍콩측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게 그 첫째 근거다.

또 홍콩의 공급선과 중국의 수입선이 중국세관에 수출금액과 물량을
적게 신고하는 "언더밸류"관행도 통계상의 재수출비중을 실제보다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역통계 뿐 아니라 대홍콩투자를 봐도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작년말 현재 홍콩에 대한 투자는 전체 해외투자금액의 3.0%,건수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가별 해외투자 규모상 10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교역규모 등에 비추어보면 그리 큰 편이라고 할수 없다.

그러나 범위를 무역업으로 좁혀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현재 홍콩주재 우리나라 업체수는 교민업체를 포함해 3백50여개사인데
이중 60% 가량이 중국시장을 겨냥한 무역업체들이다.

그만큼 홍콩은 무역업체들의 중요 진출대상이라는 얘기다.

특히 제조업체로 진출한 업체의 경우도 공장은 인근 광동성에 설립하고
홍콩에서는 금융과 관리등 무역업무를 수행하는 예가 많아 실제로는
홍콩진출업체의 80% 가량이 무역업체라고 할수 있다.

홍콩은 또 금융거래에서도 대중국 비즈니스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중국 교역과 관련된 금융거래의 80%이상이 홍콩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현재 홍콩에는 은행 28개사를 비롯 증권사 22개,리스사
14개,종합금융회사 7개,투신사 3개,보험회사 3개등 77개 금융기관이
진출해 영업중이다.

그러면 이같은 한국과 홍콩의 관계는 주권반환이후에도 계속될
것인가.

이에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큰 기조에는 달라지는게 없겠지만
다소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무역분야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홍콩수출분을
포함할 경우 2백70억~2백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올해 1백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무역불균형을 시정하라는 압력을
가해올 가능성이 있다.

즉 그동안은 홍콩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흑자가 별 부담이
안됐지만 주권반환 이후에는 중국과의 통상현안으로 대두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콩의 주권반환은 또 국내기업들의 대중국 비즈니스행태를 과거의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방식에서 중국과의 직접무역방식으로 바꾸게
하는 영향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홍콩에 대한 수출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올 1~5월중 대홍콩수출은 1.4%증가에 그쳐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홍콩활용은 주로 중계무역을 통한 재수출기지,
그리고 교역에 따른 금융서비스 분야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나 귀속이후
홍콩경제가 순조롭게 발전할 경우 홍콩은 무역기지로서 뿐 아니라
금융센터로서의 위상도 크게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중국투자를 위한 신디케이트론 조성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00년께까지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국유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 등이 유망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홍콩의 주권반환은 화교권의 유통망과 중국의 생산경쟁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결합시키는 계기가 돼 여기서 발생하는 중화권제품의
수출경쟁력 향상이 우리 제품의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기업도 화교 자본과의 전략적 제휴등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콩 특별취재반>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