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반환식에 앞서 홍콩컨벤션센터 7층에서는 4천여명의 국내외 귀빈들을 위한
만찬이 벌어진다.

이날 만찬 메뉴는 중국요리가 아닌 서양요리로 결정됐다.

일부 홍콩의 친중국계는 이를 두고 애국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행사당국은 그러나 동서양인의 식사습관 등을 고려, 수천명의 외국손님
들이 젓가락을 이용해야 하는 8~10 코스의 중국요리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3코스의 서양요리로 결정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요리가 나올지 아는 사람은 단 두 사람뿐.

크리스 패튼 총독과 부인 라벤더 여사.

패튼 총독은 최근 한 비밀장소에서 이 음식을 시식한후 매우 만족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인당 식사비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5명의 세계 최일류 요리사가 초청돼 준비에
여념이 없으며 6백여명의 웨이터들도 대기완료상태.

이 만찬행사의 총책임자인 패트릭 프루돔 홍콩컨벤션센터 식음료담당
이사는 "이 행사는 만찬이라기보다 세기의 정치행사"라며 음식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출신인 프루돔 이사는 "내 생애 최고의 만찬행사로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며 "1시간안에 4천여명의 귀빈들을 위한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