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시장은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대미 무역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하더니 올들어서는 대일 적자규모를
넘어서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5월까지 52억달러가 적자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시점에서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 북미본부는 대미 진출확대를 위한
종합적인 전략보고서를 내놓았다.

내용을 간추려 3회에 걸쳐 싣는다.

<< 편집자 >>

=======================================================================

60년대초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일본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이 시장을 효과적으로 잠식해 나갈 것이냐였다.

시장이 넓은데다 구매층도 다양해 이만저만한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궁리끝에 대형 소매체인을 활용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대형 소매체일들은 전국에 깔려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수월하게 상대할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던 것이다.

도시바의 경우는 TV 판매량의 80%를 시어스에 의존해 파는 성과를 올렸다.

소니 등 다른 전자회사들도 대형 소매체인을 적극 이용했음은 물론이다.

시간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판매전략은 아직도 유효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체인들은 오히려 9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유통업계는 인구 소비형태 정보통신기술 등 3중혁명(Triple
Revolution)의 전환기를 맞으면서 소매체인들이 유통의 총아로 대두되고
있다.

월마트와 K마트는 이미 소매업계의 주역으로 자리를 굳혔으며 완구전문점인
토이즈알어스, 소비재전자 전문점인 베스트바이 등 소위 "카테고리킬러"들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시장의 유통구조 변화를 눈여겨 본다면 대미 수출에 고전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은 큰 힌트를 얻을 것이라고 이강만 과장(북미본부)은
강조한다.

이완관련, 북미본부는 유통시장 진입을 위한 3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첫째 한국수출상품의 공급이 가능한 소매체인을 선정하고 공급유망상품을
고르는 것이다.

소매유통체인으로는 유통업계의 대표주자격인 디스카운트스토어 5개사
(월마트 K마트 타깃 등) 품목전문점 6개사(토이즈알어스, 베스트바이,
오피스디포 등) 회원제 창고점 2개사(샘즈프라이스클럽)를 뽑았다.

이외에 백화점 2개사 양판점 3개사를 포함, 총 22개의 유통회사 선정을
이미 마쳤다.

각 체인별 유망공급상품 목록도 완성한 상태이다.

둘째는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미 유통시장의 진입을 위해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일이다.

미국의 14개 지역무역관은 소매체인의 본부소재지별로 담당 소매유통체인을
배정, 한국상품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셋째는 연례 구매상담회의 개최이다.

소매유통체인의 구매담당자를 서울로 초청, 한국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이들의 구매절차및 정책 등을 우리업체들에 설명토록 한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유통시장 진입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품질검사가 엄격할 뿐더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상품처럼 어정쩡한 상태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들은
그만큼 애로가 더 많다.

유통체인의 문을 두드리다가 포기한 기업들도 많다.

중소기업일수록 관련 정보가 없어 헛다리를 긁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국상품이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는 미국시장.

이대로 방치하다간 반도체와 자동차, 그리고 몇몇 전자제품을 제외하고는
우리상품이 전무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현지 수출담당자들 사이에 팽배해지고
있다.

다양한 우리상품의 자리매김을 위해서 유통시장을 뚫는 일은 시급한 과제임
에 틀림없다.

< 뉴욕 = 박영배 특파원 >

*** ''대미국 진출확대 보고서'' 조사주역
"정귀래 KOTRA 북미지역본부장" ***

미국은 우리의 제1수출 시장임에도 지금까지 종합적인 전략보고서 하나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동안은 그저 운좋게 물건을 팔아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추격이 해가 다르게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시장을 새로이 개척한다는 심정으로 이 보고서를 만들었다.

1천3백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 작성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6개월에 걸쳐 14개 무역관과 기계류 상설전시장의 전 인력이 총동원됐다.

미국의 시장조사및 컨설팅 전문기관 5개사로부터도 자문을 받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