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적응 못하는 은행은 3년안에 망한다"

인터넷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터넷금융서비스가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

지난95년말 미국에 인터넷 전담은행(SFNB)이 개설됐을때 대부분의 은행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 이용객이 많지 않은데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가 안전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터넷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인터넷금융거래에 따른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들이 도입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인터넷 금융서비스가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인터넷 고객의 요구에 신속히 부응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은행들은
도태된다는 사실에 요즘 이의를 제기하는 구미 은행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인터넷 뱅킹이 은행들에 미칠 영향은 80년대 풍미했던 "빅뱅"보다
훨씬 클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이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계 회계법인인 "어네스트 & 영"사가 최근 17개국 1백30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고객에게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관이 13%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년내에 시행하겠다"고 밝힌 금융기관은 전체 응답자의 60%로
늘어났고 특히 미국계 은행들의 경우 "인터넷 금융서비스에 신속히
대처하겠다"는 응답이 무려 87%에 달했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인 포리스터 리서치사는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
규모가 지난해 1백억달러에서 오는 2000년께에는 1천9백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 전통적인 금융서비스방식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거래에 따른 비용이 기존 방식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부즈 알렌사는 이와관련된 흥미로운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은행지점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 한건당 비용은 1.08달러, 텔레폰
뱅킹서비스는 54센트.

이에반해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 비용은 PC 뱅킹서비스 비용(26센트)의
절반인 13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인터넷
금융거래이용객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영국의 시장분석기관인 데이터모니터사는 서유럽에서 인터넷 금융
고객이 매년 75% 늘고 있어 오는 2001년께에는 8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요즘 구미 은행들이 앞다투어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위한 웹 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는 것도 인터넷 뱅킹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인터넷 뱅킹서비스를 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매년 두배이상 늘어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1천여사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은행들도 대부분 전자쇼핑에
국한돼 있는등 기존 관행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의 인터넷 금융거래는 전자상거래나 금융상품거래처럼 본격적인
비즈니스 행위로 확산될 수밖에 없어 금융기관들은 이에 걸맞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일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 런던 = 이성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