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두고간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 시내 모든 호텔에 전화를 거는
백화점"

"고객이 원하는 양복을 경쟁업체에서 구입해 더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백화점"

"(취급하지 않는 물건이지만 자신들이 자동차부품가게를 매입, 영업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자동차타이어까지 반품해 주는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이런 백화점이다.

고객이 원하면 "말도 안되는 서비스"라도 결코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드스트롬이 상류층만을 상대하는 최고급 백화점은 아니다.

타깃은 오히려 중산층이다.

현재 백화점수는 미국전역에 83개.

지난해말 45억달러의 매출액과 1억5천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좋은 쇼핑이었다고 생각되면 주윗분들에게 소개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을 때는 저희들에게 통보해주십시오"란 표어를 내걸고 장사한
1920년대이후 고객만족은 노드스트롬의 이념이 됐다.

그러나 고객만족이 말로만 지탱되지는 않는다.

언뜻 자상해보이는 고객만족을 지탱하는 비결은 냉혹한 매출지상주의에
있다.

노드스트롬의 4만여 직원들은 한결같이 매장점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급여는 시간당 평균10달러.

동종업계보다 20%정도는 많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매출실적에 따른 성과급이다.

상품별로 다르지만 통상 판매금액의 7~10%는 점원의 몫이 된다.

성과급만으로 10만달러정도를 벌어들이는 판매원도 있다.

매출실적이 상위 10%에 드는 우수점원은 성과급만이 아니라 자사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가격에 구입할수 있고 표창장과 함께 여행권등이 보너스로
돌아간다.

물론 반대의 경우는 비참하다.

성과급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일정액이상의 매출액이 요구된다.

예를들어 의류매장은 시간당 1백50달러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점원의 채용 배치 평가등 인사권은 매장매니저에게 주어져 있다.

매니저의 급여가 매장별 매출액이나 순익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매니저는
자연히 유능한 점원을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투입한다.

매출실적의 "빈부격차"가 확연해지고 능력없는 점원은 자연도퇴의 길을
걷게 되는 구조다.

매출실적에 따른 성과급제도는 고객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염려가 있다.

손님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금이라도 많이 비싼 물건을 판매하려들고
한사람의 손님한테 장시간 응대할 수가 없게 된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제도가 반품제도다.

반품된 물건대금은 판매원의 매출실적에서 빠진다.

반품이 많게 되면 개인매출이 늘지 않을뿐만 아니라 매장매니저에
판매기법이 떨어지는 점원으로 찍히게 된다.

간혹 본사의 감사반이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점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물론 제도나 감시를 통해 점원의 대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킨다는 것이
노드스트롬의 본의는 아니다.

노드스트롬은 최근 2년동안 순익이 감소하는 곤경에 빠졌다.

전체매출의 40%정도를 차지하는 부인의류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한 브랜드
제품추세에 심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업계의 분석으로는 철저한 고객만족서비스가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곧장 매출증대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단위 매장당 많은 점원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드스트롬은 양보하지 않는다.

고객만족을 최고로 여기지 않는 노드스트롬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