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의 거품이 빠지면서 불황에 직면하게 된 태국에서 제조업체및
금융서비스기관이 잇따라 감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외국인 합작사들까지도 근로자수를 줄이는 대기업들의 무더기 감원은
저임금구조로 경제성장을 해온 태국 사회에선 처음 있는 일로 주변의
동남아시아국들도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닛산과 태국의 시암모터스그룹이 합작해 세운 "시암닛산자동차"는
총 근로자의 6%에 해당하는 2백명을 감원한다고 3일 밝혔다.

이 회사측은 감원대상 근로자들에게 7~8개월치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율적인 퇴직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지난달엔 태국 섬유업계의 수위를 다투는 2개 대기업이 모두
8백명을 감원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또 금융서비스 부문에선 주가폭락에 타격을 받았던 증권회사들이 일제히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

태국증권거래소 회원사인 50개 증권사의 피고용인 숫자는 3월말 현재
2만2천1백62명으로 올들어 3개월 사이에 5.1%(1천1백94명)가 줄어들었다.

태국 대기업들의 감원에 대해 노동자권익단체들은 불황으로 인한 불가피한
해고도 있지만 일부 외국합작기업들의 경우 임금이 저렴한 신입사원으로
고임금의 기존 노동력을 대체하는데 감원바람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