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북경)에선 과거와는 달리 사무용빌딩이 남아돌고 있다.

현재 베이징 시내 고급사무용빌딩중 30%(3백여만평방m)가 주인을 찾지 못해
빈 사무실로 남아 있다.

공급과잉은 빌딩임대료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초 월평균 당 90달러까지 치솟았던 신형 고급빌딩의 임대료가
현재는 그 절반인 45달러로 떨어졌고 대로변에서 다소 떨어졌거나 온난방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빌딩의 임대료는 월평균 평방m당 30달러까지
내렸다.

특히 한국 일본 홍콩 등의 중소기업들이 즐겨찾는 "중하급" 빌딩의 임대료
는 올연초 평방m당 인민폐 6~7위안(한화 6백~7백원상당)에서 현재는
3~5위안으로 폭락했는데도 비어 있는 사무실이 허다하다.

이처럼 베이징의 사무실임대료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것은 중국기업과
외국인 등이 92년 이후 단독 또는 합작등으로 너도나도 빌딩건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베이징 시내 전역이 건설현장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일부 빌딩소유물은 빈사물실면적이 빌딩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자 저녁
해질무렵 모든 사무실의 전기를 켜 "인기있는 빌딩"으로 위장한다.

거액의 현금을 투자한 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인다.

그 한예가 베이징 푸싱먼(복흥문) 부근의 젠웨이(건성)빌딩.

이 빌딩은 홍콩의 팡쥔(광준)유한공사와 베이징도시건축설계연구원이
4억달러를 들여 건설했으나 제때 입주할 주인을 못만나 애를 먹고 있다.

천용휘(진영휘) 광쥔유한공사 사장은 사무실 빌딩의 과잉공급이 2~3년간
계속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