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공장에서 나오는 나프타에 맹물을 타서 만들었다는 새 연료 "A-55"가
요즘 미국 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루돌프 W. 가너맨이라는 미국 발명가가 만들어낸 "물탄 연료"가 아이디어
개발품 차원을 넘어 전세계의 휘발유와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꿈의 연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백악관의 환경기술조정실이 중심이되어 에너지부및 환경부과
함께 연방정부차원에서 A-55의 상용화가능성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지는 경제계가 A-55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기획기사를 게재하는등 "물탄 나프타"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각광을 받기 시작한 발명가 가너맨은 네바다주 리노시에 "A-55 LP"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10년여 동안 모두 2천5백만달러를 이 연료 개발에
투입해 왔다.

다른 발명품으로 받은 로얄티등을 새 연료개발에 몽땅 쏟아 부었다.

연구자금이 넉넉하지 못했던 가너맨의 회사는 지난 94년 세계적인 디젤
엔진회사인 캐터필라와 손잡게 됐고 A-55상용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 네바다주의 엔진업계등에서 A-55를 획기적인 연료로 "인정"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리노시에 있는 전력회사인 시에라퍼시픽파워는 지금까지 1년여동안 A-55를
발전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의 여러 에너지시험기관들은 A-55 상용화 여부를
따지기 위해 앞다투어 이 새 연료 시험분석 보고서를 내고 있다.

미국밖에서도 A-55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있는 베스턴퍼시픽이라는 에너지회사는 5천만달러를
주고 A-55의 기초개발자료를 넘겨 받아 상용화 연구에 돌입했다.

또 영국 홍콩 일본 멕시코 필리핀 등지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A-55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너맨회사에 따르면 A-55 제조에서 나프타와 배합하는 물의 구성비는
최소 30%에서 최대 55%로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문제는 맹물을 나프타라는 기름과 혼합시키는 것이 핵심기술인데 가너맨의
촉매반응기가 물과 기름을 잘 섞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오염도 적고 연비도 뛰어나다는 것이
가너맨씨의 실험결과이다.

가너맨은 기존의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규격을 조금만 개조하면 A-55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그는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에너지 규격지정에 대한 실권을 쥐고
있는 각 주정부도 A-55를 새연료로 인정해 주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대형 정유회사들은 아직까진 A-55를 그 실체가 검증안된 이상한
물질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나 A-55를 엘도라도로 가는 티켓으로 생각하는 사업가와 자본가들이
요즘 합작을 제의하며 가너맨씨 주위로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다.

가너맨도 A-55의 상용화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캐터필라와의 공동
상용화연구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자신의 방식대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