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결국 인간을 물리쳤다.

11일 러시아출신 체스 세계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34)와 IBM슈퍼컴퓨터
"딥블루"간 체스대결 최종대국인 6차전에서 딥블루가 승리, 전체 전적 2승
3무1패로 인간을 굴복시켰다.

인간과 컴퓨터간 세기의 대결로 알려진 이번 대회는 5차전까지의 전적이
1승3무1패일 정도로 팽팽히 맞서 그 결과에 대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어
왔었다.

이날 게임은 평균 50수를 넘겼던 5차전까지와는 달리 경기 시작후 1시간이
지난 무렵 카스파로프가 19수만에 패배를 인정함에 따라 조금 싱겁게 끝이
났다.

카스파로프는 게임이 끝난후 "2차전때 패배의 충격이 켰다"며 "딥블루의
승리는 정당했다"며 패배를 솔직히 인정했다.

이번에 카스파로프를 굴복시킨 딥블루는 IBM의 야심작.

전미체스챔피언의 조언을 받아 8년만에 완성한 소프트웨어로 무장한데다
초당 2억개의 "수"를 검토할 수 있는 초고속 처리능력을 가지고 있다.

딥블루는 지난해 카스파로프에게 패했던 기종에 비해 2배이상의 연산속도로
무장하는등 이번 대회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번 게임의 승자 딥블루(IBM개발팀)는 70만달러(6억3천만원), 카스파로프
는 40만달러를 대전료로 받았다.

<김수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