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사에서 "금세기 최대의 패배자"로 기록될 존 메이저 전총리.

그가 총리가 된 지난 90년말부터 이번 "5.1" 총선까지의 재임기간중
메이저의 실책을 찾으라고 한다면 명확하게 끄집어 낼 것은 없다.

오히려 경제에 관한한 다른 유럽국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를 이끌어 냈다.

국내문제로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세력의 테러를 타협으로
어느 정도 진정시킨 공로도 있다.

그는 곡예사의 아들로 태어나 고교를 중퇴하고 공사장 인부에서 은행원
생활을 거쳐 영국의 총리까지 올랐다.

그의 소설같은 삶은 이번 총선에서 금세기들어 가장 많이 의석을 빼앗긴
정당의 완패한 지휘관으로 다시 벼랑끝으로 밀린 것이다.

메이저는 이번 선거로 평범한 의원이 됐다.

그러나 그의 인생역정 때문에 언론의 관심은 계속될 것 같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