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의 신임사장인 발레리 오쿨로프(44)는
15일 새로운 국내선 개설과 국제시장에서 서방 항공사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사위인 오쿨로프는 지난달 옐친 대통령에 의해
아에로플로트 러시아 국제항공의 사장 대행으로 임명됐다.

아에로플로트 러시아 국제항공은는 소비에트 체제 붕괴이후 5백개의 군소
항공사로 분리된 거대 아에로플로트의 최대 계승자이다.

많은 "베이비플로트(아에로플로트에서 분리된 군소 회사)"들이 이익에 눈이
어두워 안전규정을 무시한 비행과 부실한 관리, 과적재를 일삼으면서 최근
수년간 추락사고가 잇달았다.

오쿨로프는 군소 항공사의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했으나 아에로플로트는
국제기준과 안전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실제 우리의 관리기준이나 안전규정은 서방국가들보다
훨씬 엄격하다"고 주장하고 "러시아제 비행기도 서방에서 생산된 비행기에
비해 안전성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미교통부의 감사 책임자로 재직했던 메리 샤보가 최근
저술한 "장님 비행, 안전 비행"이라는 책에서 승객들에게 반드시 "러시아제
비행기는 피하라"고 충고한데 대한 대응이다.

샤보는 이 책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부실한 관리와 부품으로 악명이 높다"
면서 종종 가장 분명한 안전기준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오쿨로프는 샤보의 이같은 평가가 부정확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에로플로트의 명성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의 장녀인 엘레나와 결혼한 오쿨로프는 10년 이상을 국내 및
국제선의 조종사로 재직했으며 최근까지 아에로플로트의 부사장직을 맡아
왔다.

그는 아에로플로트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국내선 항공사와의
합병을포함한 대략적인 발전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오쿨로프는 이달말 10대의 보잉 737-400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며 이 비행기
가 98~99년에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에로플로트는 해외전략도 강화해 올초 컨티넨털항공과 협정을 체결,
아에로플로트 승객들이 단일 티켓으로 미국 1백57개 도시에 취항하는
컨티넨털항공을 이용할수 있도록 했으며 가을부터는 뉴저지주의 뉴어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공동취항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