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과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한다면
그 영향은 어느정도일지가 주요 관심사다.

첫번째 질문은 이미 어느정도 해답이 나와 있다.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쪽이다.

지난 3월 25일의 금리인상은 인플레 예방차원이었는데 그 정도로는 "약발"
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3월중 실업률이 5.2%로 내려갔고(1월 5.3%) 임금상승률도 전년대비 4%
높아졌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때문에 3월 금리인상을 반대했었던 목소리들도 이제는 쑥 들어갔다.

결국 다음번 금리결정을 위한 정책협의회(FOMC)가 예정되어 있는 5월 20일
FRB가 연방기금(FF)금리를 또다시 올릴 것이란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 미국주가는 요즘 연일 곤두박질을 하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의 문제.

인상충격의 사정권을 "동아시아"로만 한정할 경우 "영향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란게 아시아 금융가의 분석이다.

지난 94년 미국이 금리인상을 했을 때는 동아시아지역에 투자하고 있었던
자금을 대거 빠져 나가 각국 증시가 휘청거려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같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는 다음 몇가지가 제시된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이 그렇게 급격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 94년에는 1년 사이에 7차례에 걸쳐 무려 3.0%포인트(연방기금금리
기준)를 인상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5월의 인상폭도 지난 3월 수준(0.25%포인트)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
되는 등 인상폭이 "시늉을 내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시아 증시의 "주가 수준"이 94년 금리인상 당시와 다르다는 점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시아 각국의 증시는 지난 94년 정점에 올라 있었다.

대부분 "버블"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었다.

따라서 외부의 요인에 쉽게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과열"상태는 아니다.

거품이 다 빠져 있는 만큼 외부의 충격이 미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지적
이다.

외환시장의 안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주식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결국
달러화도 떨어질 것이고 이는 상대적으로 아시아국 통화가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아시아에 투자되고 있는 자금이 빠져 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앤디 탠
싱가포르 MMS인터내셔날 외환시장담당)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나라들도 있다.

홍콩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는 7월 중국반환을 앞두고 있는 홍콩은 요즘 부동산투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미국의 금리인상은 투기붐으로 인한 인플레우려를 어느정도
진정시킬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제 아시아는 과거와 달라졌다.

자국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외부요인보다는 내부요인을 더욱 중요시하게끔
됐다.

그만큼 건강해졌다.

결국 아시아국가들은 "미국의 고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국내 경제
요인들을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펴나갈 수 있을 정도"(데스몬드 서풀
싱가포르소재 바클레이즈아시아통화연구소장)로 성장해 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