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최남단 군사도시인 샌디에이고가 무선 이동통신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통신 관련기업들의 연구 생산시설들이 나날이 몰려들고 있는 것.

언론들은 이제 샌디에고를 "실리콘 밸리"에 빗대 "와이어리스 밸리
(wireless valley)"로 부르고 있다.

"와이어리스밸리"를 이끄는 기업은 미국 최대 무선이동통신장비업체인
퀄컴(QualComm).

한국도 사용하는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다.

넥스트레벨 휴즈네트워크시스템 콤스트림 타이탄등 미국의 주요기업과
소니 노키아 LG정보통신등 세계각국 이동통신업체들이 이곳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퀄컴 휴렛패커드등 14개 기업이 컨소시움형태로 UC샌디에고 캠퍼스에 세운
"무선통신센터"는 미국 이동통신산업의 "지적엔진" 구실을 할 정도다.

샌디에이고가 "와이어리스 밸리"로 부상한데는 이유가 있다.

군사.항공도시 시절부터 내려온 엔지니어링 풍토에 UC샌디애고에서 배출
되는 풍부한 인적자원이 환상으로 결합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밸리"의 활성화는 샌디에고의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90년 군사항공시설에 근무하는 인원이 4만4천명이었다.

그러나 이젠 1만4천6백명에 불과하다.

감축인원은 대거 이동통신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동통신산업 종사자는 92년 5천2백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한해동안만
무려 65% 증가하는등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금은 2만명정도지만 조만간 도시전체를 흡수할 것이란게 현지의 관측이다.

물론 충분한 근거가 있다.

우선 이동통신산업이 PC등 다른 첨단소비재산업과 똑같은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이 매년 투자를 20%씩 늘릴 예정인 만큼 연간 투자액은
지난해 2백90억달러에서 2002년에는 8백6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16%인 이동통신의 시장점유율이 2006년에는 48%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폴 카간 시장조사협회)도 나오고 있다.

"1주일에 90시간을 일하면서도 일을 사랑하는" 와이어리스밸리의 사람들.

이들에게 실리콘밸리는 이미 경쟁대상이 아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