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26일 전격적으로 대싱가포르 공식접촉 동결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이광요 전싱가포르 총리의 대말레이시아 명예손상적 발언 파문
으로 마찰을 빚어온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관계는 급랭되기에 이르렀다.

말레이시아는 주례각의에서 올초 말레이시아 조호르주를 범죄온상으로
묘사했던이 전싱가포르 총리의 발언과 관련, "싱가포르와의 새로운 쌍무
접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관영 베르나마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익명의 각료들의 말을 인용, 이번 결정으로 두나라간 "정부대
정부 접촉"을 비롯, 집권당 간의 교류와 회합, 싱가포르 업체에 대한 정부
공사 발주 등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례각의는 일본을 방문중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를 대신해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가 주재했으나 대싱가포르 공식교류 중단과 관련한
공식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싱가포르측으로부터도 아직은 관계자들의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주 각의에서 이 전총리의 사과와
발언취소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단지 양국관계의 완전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문제가 일단락되는 방향으로 진전되던
중에 갑자기 반전으로 돌아선 것이다.

베르나마통신은 이번 결정이 최근 수년래 최악이었던 양국간 외교마찰을
딛고 두나라가 앞으로 "전진"할 것을 촉구한 오작동 싱가포르 총리의 25일
발언 직후 내려진 점을 지적, 그의 발언에 포함된 모종의 부분이 말레이시아
를 오히려 자극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관련, 말레이시아 야당인 민주행동당의 한 지도자는 양국간 마찰이
해소움직임을 보이고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번 정부결정이 상처를 다시 헤집어 여는 지나친 보복적 처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현명치 못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총리는 지난 1월 싱가포르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후
말레이시아 조호르주로 도피한 야당 지도자 탕 리앙 홍에 대한 명예훼손
기소사건과 관련한 진술에서 "조호르주는 총격사건, 강도, 자동차 강도로
악명 높은 곳"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전총리의 이같은 진술이 이달초 알려진뒤 말레이시아는 그를 격렬히
비난하면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등 강력히 반발해 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