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 베리샤 알바니아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들은 6일 남부 지역의 무장
시위대에 대해 48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지하고 이 기간동안 자진해 무기를
반환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사면할 것을 합의했다.

피라미드식 예금사기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사태가 무장 폭동으로
번져 남부 블로러시등 주요 도시가 무정부 상태에 빠지고 정부의 강경
무력진압 방침으로 희생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베리샤 대통령과 10개
야당 지도자들은 이날 긴급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장시간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야가 공동으로 발표한 이날 성명은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후 2시)
부터 48시간 동안 모든 군사작전이 중지되며 이 기간동안 무기를 반납하는
자는 사면된다"고 밝혔다.

야당측은 이번 조치가 무장 폭동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번째
시도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야당 지도자들은 정부와의 협상에서 단지 48시간동안
무력사용을 유예한 것 이외에는 시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피해 보상과 선거를
통한 새정부 구성등의 중요한 정치적 문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여야 합의로 2일 동안의 무기 반납 시한을 허용한데 대해 무장
시위대측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사란다를 장악한 무장 시위대의 한 지도자는 "우리는 새로
구성된 정통 정부에 무기를 반납할 것"이라고 말해 현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정치적 해결은 베리샤 대통령이 사임하고 선거를 통해
새정부를 구성하는 방법뿐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주일째 무장 폭동으로 남부 아드리아해 부근 6개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기르카스터를 장악한 후 정부군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라프시의 교량 하나를 폭파시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날 하룻동안 무력 충돌로 9명이 사망함으로써 지난달 28일 시작된 무장
소요로 인한 사망자 수는 30명으로 늘어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