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90부터"

작년 11월에 90세 생일을 지낸 미국의 한 경영인이 사운을 건 대대적인
투자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미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조기퇴직이나 일선후퇴등으로 명예퇴직자나 명예회장이 부쩍 많아진 한국
에서 더 부러움을 살만한 이 노인의 이름은 제임스 에드워즈.

미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에드워즈시어트서키트사라는 연간 매출액
1억7천만달러의 영화관체인을 경영하고 있다.

1907년생인 에드워즈회장은 23살 되는해 1천달러를 주고 인수한 영화관
하나를 모태로 현재 5백개의 영화관을 거느린 시어트서키트사를 키웠다.

60여년의 사업인생에서 단돈 1센트의 부채도 없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에드워즈회장은 그러나 2년안에 현재 5백개인 영화관수를 1천개로 늘린다는
목표아래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혀 현지의 영화관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확대경영을 위해 자신의 사업인생에서 처음으로 1억달러정도의 빚을
낼 것이라고 덧붙이는등 사실상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처럼 노년에 큰 사업위험이 뒤따르는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대해 정작 에드워즈회장 본인은 자식들을 포함한 경영진들에게 "살아남기
위해서다"라고만 짧게 대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변에서는 AMC엔터테인먼트등 라이벌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넓혀갈
징후를 보이자 바로 위기상황으로 판단하고 공격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온타리오시라는 일부지역에서 에드워즈 영화관들이 오래된 관계로 의자나
부대설비가 약간 낡아 AMC등에 미미하나마 손님을 빼앗기는 징조가 나타나자
에드워즈회장은 바로 캘리포니아 전지역에서의 전면전에 들어가 라이벌업체
에 충격을 주고 있다.

생전 처음으로 엄청난 부채까지 지면서 벌이는 "노병의 생존전략"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라이벌 회장들이 혼줄이 나고 있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