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의 ''일본 두드리기''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이다.

집권 2기의 클린턴 행정부가 본격 가동된지 불과 1개월.

가장 먼저 경제적으로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시장의 높은 장벽에 총구를
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따라 미-일간의 무역분쟁이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로렌즈 서머즈 미 재무부장관은 일본시장을 "외국기업들이
경쟁하기가 이상하리만치 어려운 곳"이라고 지적한 후 미 행정부는 "세계
무역기구(WTO)를 통해서든 쌍무회담을 통해서든 불공정한 일본의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같은날 익명의 미행정부 고위관리는 일본시장 규제완화를 위한 양국간
고위실무회담을 마친 후 "기본적으로 실망이 크다. 우리의 요구중 중요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아 무시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특히 정보통신 의료 자동차 농산물분야를 지적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결같이 시장규모가 큰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대해
미국기업의 접근이 방해받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서머즈 부장관의 발언은 4일로 예정된 일본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의 4일의 일본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일본방문은 소위 "아태G6"로 명명된 이 지역 주요금융선진국의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모임에 참석키 위한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모임을 정례화해서 멕시코사태같은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신속대응계획(Quick response plan)등 일련의 금융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서머즈는 이밖에도 일본관리들과 잇단 비공식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정작 "비공식"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서머즈 부장관은 이미 일본관리들에게 지난 93년 클린턴정부의 출범이후
교섭이 지속돼온 24개분야의 시장개방에 대해 미행정부는 일본측의 실행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으름장"류의 발언을 수차례 전달했다.

미국고위관리들의 일련의 발언은 일단 분위기조성이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정부는 이달말 경제전반의 규제완화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미국관리들의 발언은 규제완화안을 미쪽에 더욱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속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엄포성 발언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최근의 정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클린턴행정부의 집권2기는 본격화됐다.

이제는 "실적"을 올려야 할 단계다.

최근 WTO에 대한 미국정부의 제소건수에서 미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달에만 미국은 <>터키의 외제필름과세 <>아르헨티나의의 신발.
직물류과세 <>브라질의 가솔린수입규제등을 불공정거래로 WTO에 제소하고
있다.

미국은 WTO와 같은 국제기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일본등에 대해서는
맨투맨 방식으로 불공정을 해결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또 무역확대조정위원회(TPCC)를 통해 향후 5년간 대외수출을
현 수준보다 75% 늘린다는 계획아래 국가별 시장공략 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정력적인 시장확대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목표는 단순히 수량적으로 나타나는 대일본수출액을 늘리자는게
아니다.

그동안 수출주도형이었던 일본경제를 내수확대중심의 안정성장으로 전환
시키자는데 있다.

또 투명한 경쟁원리등 미국식 자본주의 모럴을 심어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동반자로 삼는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반환에 따른 동아시아 금융환경의 격변을 우려, 일본금융구조의 조속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최근의 동향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