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공동연대를 통한 "돈세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금융.자본시장의 세계화로 국제적인 돈세탁이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어 어느 한 국가의 노력으로는 돈세탁을 막기가 힘들어진 탓이다.

불법거래가 속성인 돈세탁의 규모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

선진국의 마약밀매수익 돈세탁만도 최소한 3천억-5천억달러에 달할 것이라
는 FATF(G7회의 산하에 있는 특별금융대책위원회)의 분석이 대체로 통용될
뿐이다.

5천억달러면 전세계 GNP의 2% 수준.

돈세탁의 무대는 제한이 없다.

다만 마약거래가 많은 동남아시아와 카리브해연안국가에서 활발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때문에 국가간 공동연대도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동남아시아.

25일부터 3일간 태국 방콕에서 제4차 아시아태평양 돈세탁심포지움이
열린다.

29개의 주변국가와 10개의 국제 및 지역기구 대표가 참여한 이번 회의
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돈세탁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주요 의제다.

페르난도 카르펜티에리 FATF위원장(이탈리아)는 이날 개회사에서 "돈세탁은
국경없는 범죄"라고 강조한뒤 "돈세탁을 막기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마약거래 불법무기거래 금융사기나 탈세등 중범죄가 여전히
범죄자들의 매력적인 사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남미의 카리브해 연안국가들도 최근들어 돈세탁방지특별위원회를 공동
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13개국도 지난해 10월 이런 조직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전세계 돈세탁시장의 10%(약 5백억달러)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브리해연안 국가들은 올해말까지 대부분 돈세탁금지법을 통과시킬 방침
이다.

바하마 자마이카 클레이군도 아루바 벨리제 성마틴등은 이미 법률을
통과시켰다.

물론 이들 국가들이 대부분 소국들이며 아직 반식민지상태있는 나라들도
많다.

때문에 각국 정부의 정보부족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다만 "사업하기 깨끗한 곳이란 명성을 얻어야 경제가 살아날수 있다.

돈세탁국가로 인식되어 이런 명성을 놓치기는 쉽지만 잃은 명성을 다시
얻기는 매우 힘들다"(피터 메이나드 전마하마외무장관 법률고문)는 얘기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다.

미국이나 이들 국가의 식민 모국인 프랑스 네덜란드등 유럽국가들도
요즘들어 이같은 법률통과를 위해 상당한 압력을 넣고 있다.

이같은 국제적 압력이 커지면서 마하마등 일부 국가는 최근 은행등
금융기관장들에게 돈세탁을 피하는 1년짜리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을 정도다.

최근에는 IMF(국제통화기금)까지도 나섰다.

국제적인 돈세탁이 국제통화제도의 안정과 원활한 외환거래를 추구하는
IMF의 목적과 상치된다는 뜻에서다.

IMF는 가맹국 금융시장에 대한 감시감독기능 강화를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최근들어서는 자금세탁방지를 통한 금융제도의
건전성확보에 유의하고 있다.

작년 10월 총회에선 자금세탁방지등을 통한 금융제도의 건전성확보를
가맹국의 주요 정책과제의 하나로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시장개방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돈세탁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 돈세탁이란 >>>

사전적 의미로는 "자금출처를 은폐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금을
외부인을 통해 이전시키는 것"(웹스터사전)으로 정의된다.

돈세탁방지를 위한 국제적협력기구인 FATF는 "재산이 범죄행위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재산을 획득 소유 또는 사용하는
행위 <>재산의 출처 소재 권리등을 은닉.위장하는 행위 <>범죄자에 대한
협조를 목적으로 재산을 전환 또는 이전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금융수단은 외환거래이나 최근 파생금융상품의 발달로
그 수단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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