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이후 중국에서는 등관련 기념품들이 날개 돋친듯 팔리면서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덕분에 북경등 중국 주요도시의 기념품 가게는 침울한 등추모 분위기속
에서도 "등소평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값이 가장 많이 뛴 기념품은 "등소평 편지봉투".

불꽃문양에 등의 얼굴이 새겨진 이 편지봉투는 한장에 무려 5백원(약
5만원).

등사망 직전보다 10배나 폭등한 값이다.

홍콩반환기념 은주화 가격도 엄청나게 치솟았다.

홍콩모습을 뒷배경으로 한 등의 초상과 함께 "1국2체제"라는 글자가 쓰여진
이 기념 은주화는 개당 3천6백원(약 36만원).

나흘전에 비해 50%나 뛰었다.

이밖에 북경 최대의 서점 신화서적에도 시민들이 몰려들어 등의 포스터와
사진집, 그의 생애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사느라 장사진을 이뤘다.

홍콩에서는 왼쪽발에 흰 고양이, 오른쪽발에 검은고양이 모양의 신발을
신고 있는 "등소평 인형"이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형은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목표(경제적 번영)만 달성하면 된다"는
그의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그만이다)을
상징하는 것.

그의 생전습관대로 줄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 인형의 값은 개당 40달러(약
3만5천원).

등 기념품을 이용해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인들은 그야말로
흑묘백묘론의 충실한 실천자들인 셈이다.

<노혜령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