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오피스 홈 오피스(SOHO)".

사무실은 작아지고 집이 곧 사무실화하는 현대의 재택근무형 업무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미국에서 고학력 전문직종사자들을 중심으로 SOHO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요 기업들간 홈오피스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SOHO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우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컴퓨터통신 팩스등 네트워크기기가 대중화돼
적은 비용으로 사무실과 동등한 네트워크환경을 집안에 구축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기업의 다운사이징과 합병바람으로 사무직 사원이 대량 해고되고
사무실공간이 대폭 축소된 것.

정보통신관련 미 첨단업체의 경우 40%이상이 비용절감을 위한 재택근무제를
도입했을 정도다.

기성세대인 베이비붐세대(45~60세)가 지니고 있는 유년기 가정적 여건에
대한 향수도 재택근무를 부추긴 세번째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 조사기관인 FIND/SVP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재택근무자(자영업자 포함)
는 4천7백만여명.

5년전에 비해 65%나 증가한 수치이다.

"집에서 일하기"의 저자 폴-사라 에드워드부부는 재택근무자가 매일
6천3백1명씩 늘고 있다는 통계를 내놨다.

또 미재택근무협회는 "오는 2000년까지 미국 성인노동인구의 3분의 1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SOHO열풍은 주요 기업들의 경영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

주요 통신기기업체인 "3컴"은 지난해말 재택근무자만을 영업대상으로 하는
전문부서를 신설했다.

홈오피스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는 사무기기와 통신네트워크기기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AT&T와 MCI등 주요 전화회사들도 신규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마련에
분주하다.

회선의 복수화와 가정의 네트워크화등을 통해 고객끌어모으기 공세를
펴고 있다.

홈오피스시장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단체도 늘고 있다.

"SOHO아메리카"는 인터넷을 통한 홈오피스 회원제조직을 발족했다.

정보기기와 자금조달을 알선하는 한편 세액공제의 대상확대를 목적으로
의회에 대한 로비활동을 대행하는등 이색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DIY(조립가구)업계에서는 홈오피스용으로 값싸고 실용적인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수퍼마켓등 유통업체들도 오피스데포, 오피스맥스등 대형 사무용품 전문점
의 성장에 자극받아 일제히 사무용품 진열강화에 나서고 있다.

SOHO 열풍은 이처럼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미업계의
경기호황세를 떠받쳐 주고 있는 셈이다.

<김지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