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없는 중국에서 지방과 군대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소란을
일으킬 세력은 많다.

이런 세력중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부류가 바로 중국의 소수민족이다.

소수민족의 소란은 공산당 정권의 운명과 중국의 존립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등이 퇴장한 현재 중국에서 소수민족 자치주가 독립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대한 답은 "독자적인 독립은 선포할 수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생존에 등은 소수민족문제를 비교적 잘 처리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집권기간동안 소수민족에게 비교적 많은 자유를 주되 반란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이러한 원칙이 앞으로 잘 지켜질지 또는 계속 효력이 지속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구소련과 유고 체코의 예로 볼 때 개혁 개방의 추진과 민주화과정에서
소수민족의 발흥은 거의 피하기 힘든 대세이다.

중국이라고 해서 예외일수 없는 것이다.

등사망 이전부터 티베트족, 광서 장족, 신장 위구르족, 내몽골 몽골족,
영하자치주 운남성 감숙성등의 회족 등은 독립을 선포할 움직임을 보여왔고
이젠 더욱 독립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는 인도의 영향을, 내몽골은 외몽골의 영향을, 신강위구르족은
카자흐타지크등 주변 중앙아시아회교국의 영향을, 광서 및 운남성의
소수민족은 인도차이나의 영향을, 조선족은 한반도정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소수민족중 등사망의 영향을 받아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나설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티베트.

이 지역은 자민방의 비율이 97%에 달해 독립욕구가 강한 곳이지만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해 독립을 둘러싸고 내부갈등이 심하다.

또 위구르족이 과반수 이상을 점하고 있는 신강, 장족이 과반수에
조금 못미치는 광서, 저항정신이 강한 내몽골 등이 독자적인 길을
가기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중 신강 위구르족은 세계 이슬람교 세력의 지원에 힘입어 독립을
선포할 가능성이 높고 몽골은 서몽골과 동몽골간의 불화로 당장
독자노선을 걸을것 같지는 않다.

등을 잃은 중국은 이들 소수민족 자치주의 독립요구를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과거에도 중국은 이런 속지와 속국을 모두 얌전히 따르게 하는 방식으로
지배했지 결코 직접 통치하지는 않았다.

중국당국은 "중국에 속해 있는 것이 득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들이
굳이 독립을 하려고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소수민족지역의 분쟁을 초래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종교와 자원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를 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의 변함없은 입장은 만일 어느민족이 독립을 선포하면
중앙정부는 그 지역이 어디인가를 막론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규모의 군대를 파견해 반란을 즉시 평정한다는 입장은 예나 지금이나
확고부동하다.

유혈 등의 사태는 다른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를 간접적으로 제어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진압과정에서 벌어질 인명살상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중국의 특징이기도 하다.

무력진압후에는 제한적인 자치권 확대나 중앙정부 보조금 증액 등으로
소수민족의 악화된 감정을 순화시키는 전통적인 방법을 쓸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족을 포함한 56개민족중 소수민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8%에
불과하며 민족별로는 장족이 1천5백만명, 만주족 9백80만명, 회족
8백60만명, 묘족 7백38만명, 위구르족 7백20만명, 조선족 1백90만명선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한족을 소수민족지역에 이주시키는 등 소수민족
동화정책을 써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