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포르노산업이 거대한 고수익업종으로 부상했다.

지난 수십년간에 걸친 "도덕적" 찬반논쟁의 틈바구니에서 확실한 "비즈니
스"로 뿌리 내린 것이다.

AT&T 타임워너 하얏트호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포르노사업을 "유망사업"
으로 눈독들이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난 한햇동안 포르노관련 비디오, 잡지, 전화서비스, 유료TV,
스트립쇼 등에 80억달러를 지출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미국내 극장흥행기록을 능가하는 액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공연과 미국내 클래식 및 팝뮤직공연, 음반판매수입 등을
모두 합친 총액보다도 많다.

포르노산업은 2차대전후 미국에서 "섹스와 자본"의 결합으로 태동된 지극히
미국적인 업종.

미국문화의 제국주의 성향과 함께 전세계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왔다.

지난 80년대 레이건과 부시 정권은 음란물유통에 대해 대대적인 규제정책을
펼쳤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포르노산업은 이 시기에 오히려 급성장했다.

단속강화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눈덩이처럼 불린 셈이다.

포르노업계를 다루는 어덜트비디오뉴스에 따르면 포르노비디오테이프 대여
건수는 지난 85년 7천5백만건에서 92년 4억9천만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6억6천5백만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여건과 매매건을 합칠 경우 미국내 포르노비디오 거래규모는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내 포르노비디오작품제작은 지난 수년간 매년 5백%씩 증가했다.

지난해 출시된 신규 포르노비디오작품은 8천편. 이들은 국내 비디오숍이나
성인전용서점, 유선방송사 등에 판매되거나 외국으로 수출됐다.

비디오숍들은 포르노테이프를 개당 20달러에 구입, 4달러에 대여한다.

할리우드영화 "펄프픽션"비디오테이프의 경우 구입비 60달러, 대여비 3달러
인 것에 비교하면 마진율이 훨씬 높다.

미국 전역 2만5천개소나 되는 비디오숍들이 포르노물대여에 앞장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르노비디오물은 이같은 직접거래외에 케이블방송등을 통해서도 공급된다.

타임워너 등 굴지의 케이블방송사들이 지난해 포르노물의 방송댓가로 거둔
시청료수입은 1억5천만달러에 육박했다.

호텔체인들도 고객들에게 음란물을 제공,돈을 벌고 있다.

힐튼, 하얏트 등 유수 호텔체인들이 지난해 이 부문에서 거둔 매출액은 1억
7천5백만달러로 추정된다.

전화를 이용한 이른바 "폰섹스서비스"도 급증추세에 있다.

미국시장규모는 지난해 7억5천만-10억달러규모로 커졌다.

AT&T등 통신업체들은 상당한 수익을 여기서 얻는다.

때문에 전화서비스업체, 호텔체인, 케이블TV업체 들은 포르노물판매사업 강
화에 열중하고 있다.

사회학자 팔스 위닉은 "포르노물이 지난 20년간 미국사회를 침식한 속도는
과거 2백년간 진행됐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 기간중 포르노물의 주된 소비처는 극장에서 가정으로 바뀌었고 소비층도
남성위주에서 여성층으로 확대됐다.

미국산 포르노물은 국내시장에 이어 세계 시장을 급속도로 휘젓고 있다.

각국은 할리우드영화에 이어 미국산 포르노물에 다시 한번 짓밟히게 됐다.

<유재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