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천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텔레컴시장 개방협상이 협상 마감시한인
오는 15일까지는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등 주요 협상국들이 10일
밝혔다.

제프 랭 미국 협상대표단 대표는 이날 "세계무역기구(WTO) 후원으로 열린
이번 텔레컴시장 개방협상에서 진척이 있었지만 아직 완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닐 맥밀런 영국 협상 대표도 "세계 텔레컴시장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57개 국가가 이미 시장개방 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주말까지는 개방
국가가 60개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맥밀런 대표는 이어 "지난 2주동안 진행된 개방협상에서 우리는 모두
고무된 상태"라면서 "특히 이날 회의에서 각국이 보인 입장은 이때까지
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텔레컴시장 개방협상은 지난해 4월 미국 정부가 협상 마감시한 직전
아시아 등 다른 나라들의 요구 사항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협상에서
탈퇴한 이후 이번이 두번째 시도되는 것이다.

랭 미국 대표는 다른 국가들의 제안이 아직 절대적으로 불충분하지만
아직도 협상할 시간은 있다면서 특히 최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제안한 개방안은 아주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랭은 그러나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특히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중요
쟁점은 이들 국가가 아직 대다수의 외국회사들에 대해 소유권 일임을 허용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텔레컴시장인 미국은 이밖에 외국 회사들이
국내 독점회사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다른 국가들이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랭 대표는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