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5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산 팩시밀리의 덤핑
혐의에 대해 정식 조사에 나섰다.

EU 집행위는 관보를 통해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제소에 따라 한국.일본.
중국.말레이지아.싱가포르.대만.태국 등 동남아시아 7개국산 팩시밀리
기기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에 따라 오는 3월말까지 관련 제조업체.수출업계.수입상들로
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한편 반덤핑 관세의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필립스측은 집행위에 대한 제소를 통해 무게 5kg 미만인 이들 7개국산
저가 개인용 팩스밀리 기기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증가, 역내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메이커들은 일제 팩시밀리의 대유럽 수출 규모가 양과
가격면에서 모두 감소했으며 단가도 일반적으로 EU산에 비해 높은 것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등 다른 피소국 생산업체들도 유사한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위는 이와 함께 작년 1월부터 LG전자 제품 18.8%를 비롯 이미 반덤핑
관세를 물리고 있는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해서도 수출자가 반덤핑 관세를
흡수, 역내판매 가격이 규제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우회덤핑 여부 등에 대한 재심에 들어갔다.

한편 EU는 역외로부터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옴에
따라 최근들어 관련 제품의 수입행태 분석보다는 제품 및 시장 상황의
평가를 중심으로 반덤핑조사를 벌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