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로라하는 하이테크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

이곳이 대표적인 벤처창업단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때맞춰 배출해준 대학덕분이다.

대표적인 학교가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위치한 스탠포드대.

이대학이 표방하는 교육의 핵심은 "현장실습".

지난해부터는 실습의 장을 벤처기업으로 확대했다.

대학이 선별한 학생들은 관련 벤처기업의 면담을 거쳐 여름 3개월간 해당
기업의 제품개발과 광고영업전선에 투입된다.

살벌한 기업경영의 실상을 체험케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년도인 지난해엔 반도체메이커인 네오매직과 인터넷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디퓨전등에 10명이 파견돼 좋은 성과를 거뒀다.

스탠포드대는 이에 따라 올해는 이 프로그램의 참여인원을 대폭 늘릴 계획
이다.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이며 2개 벤처기업의 창업을 돕기도 했던 토머스
바이어즈 교수는 "실습교육에 역점을 두지 않는 대학은 시대의 변화에
뒤처질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매사츄세츠주에 위치한 밥슨대도 교육의 중심을 실무적용에 두고 있다.

우선 기업가강좌의 교수진은 모두 기업가출신이거나 현역 경영자들이다.

"이빨을 빼본적이 없는 치과의사한테 치료받길 원하는 사람이 없듯 기업가
양성도 전문가가 해야 한다"(셰프리 티몬스교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스교수는 자신이 임원직을 맡고 있는 휴대전화관련 벤처기업인
보스턴커뮤니케이션즈그룹을 실례로 창업에서 주식상장에 이르기까지의
기업경영을 가르친다.

그는 실무중심의 강의를 위해 최근에는 이회사의 CEO(최고경영자)와
부사장까지 교단에 세웠다.

티몬스교수는 제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개인투자자모임)의 일원
으로도 활동한다.

그가 출자한 벤처기업에는 12명의 졸업생이 세운 회사가 포함된다.

이들 기업에서 받은 스톡옵션만 따져도 앞으로 10년은 일하지 않아도
생활할 만큼의 돈이 되고도 남는다.

이처럼 대학들이 실무교육에 앞장서자 경영상담을 대학에 의뢰하는 벤처
기업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스쿨로 명성이 높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이학교의 교내 벤처지원조직인 "중소기업형 사업 개발 센터(SBDC)"는 지난
한햇동안 4백여개 기업으로부터 경영상담 요청을 받았을 정도다.

이센터에는 전임스태프가 5명밖에 없어 25명의 MBA(경영학석사과정)
후보생이 상담자로 나선다.

"최소한 2년이상의 실무경험을 갖춘데다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시킬수 있는 현장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클라크 캐러한 소장)에 가능한
얘기다.

결국 미국에 불어닥친 창업지원열풍의 시발점은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장이다.

"아무리 기업가정신이 투철한 미국 사회라도 적절한 교육과 트레이닝없이는
좋은 경영인이 탄생할수 없다"(MIT대의 게이로드 뉴콜스 산학협력센터소장)
는 진리를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벤처비즈니스 육성은 최대현안중 하나다.

관련기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벤처육성정책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의 문제점부터 짚어 나가야할 것이다.

< 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