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자동차는 헬무트 베르너 회장(60)이 2월 1일부로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헬무트 회장의 사임은 그룹회장인 위르겐 슈렘프회장(52)과의 권력투쟁에서
완전히 패배했음을 선포하는 것이기도 하다.

헬무트 대 슈렘프의 싸움은 지난해 8월 슈렘프 회장이 벤츠를 포함한
계열사 모두를 그룹에 합병시키겠다고 나선데서 본격화됐다.

이에 베르너 회장은 "다임러를 먹여 살려온 벤츠의 목에 줄을 매려는 것은
순전히 슈림프의 권력욕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사회와 감사회는 결국 조직슬림화를 통해 경영압박을 타개하겠다
는 슈림프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일부에선 이번 판결을 "미국식 경영의 승리"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히틀러"로 불리던 베르너회장의 독일식 경영대신 능력주의를 표방한
슈림프회장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선택의 옳고 그름은 조만간 경영실적이 말해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