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뽑지 않고도 침(타액)검사로만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여부를
거의 완벽하게 알아낼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15일 미 의학협회지는 미 오리건주 에피토프사의 존 피첸 박사팀이 수지에
면섬유패드를 붙여 입안의 볼 속에 넣어 2분간 흡수시킨 후 즉각 보존조치를
취한 침을 이용, 에이즈 검사를 실시한 결과 99.9%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의 침에는 항독소인 항체가 소량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침속의 효소가 항체를 파괴해,침을 이용한 에이즈검사가 실용화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새 검사법은 면섬유 패드에 흡수된 침의 항체밀도를 4배로 늘리고
침이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시키는데 성공, 에이즈검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피첸 박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에이즈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만명에 1명꼴로
에이즈 음성인 사람이 양성반응으로 나와 거의 완벽한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 검사법이 간편하고 정확도가 높아 현재 혈액검사법에 대체될
경우 모든 사람들이 아주 간편하게 검사를 받아 에이즈감염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검사법은 주사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의료종사자들의
안전은 물론 주사기로 피를 뽑는 검사를 꺼리는 사람들을 검사받도록 유도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즈 검사법으로 가장 간단한 것은 미식품의약국(FDA)이 작년에
승인한 "HIV테스트상자"인데 검사받는 사람들이 집에서 손가락에서 뽑은
피를 묻혀 실험실로 보내면 실험실이 검사결과를 우편으로 본인에게 통보해
주는 방법이다.

한편 에피토프사는 이 타액검사법을 실용화한 오라슈어(OraSure)라는
면섬유패드를 곧 상품화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