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에도 인터넷시대가 활짝 열렸다.

미국의 부동산중개업체들과 잠재고객들이 주택과 사무실 매매에 인터넷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사협회(NAR)가 개설한 인터넷 부동산홈페이지에 등록된
주택매물건수는 지난해말 50만건을 돌파했다.

NAR이 지난해초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했을 당시 반응은 시원찮았지만
하반기이후 폭발적인 호응으로 바뀐 것이다.

관계자들은 현재 추세로 계속되면 수개월내 1백만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매물의 절반 이상이 머지않아 NAR홈페이지에 등록되고
이를 통한 거래량도 수년내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써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부동산매매의 주류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21세기" "콜드웰뱅커"등 주요부동산중개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료보강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간파했기 때문.

21세기사는 특히 인터넷을 직장내정보망으로 끌어들인 인트라넷구축작업을
진행중이다.

NAR도 오는3월1일부터 회원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트라넷을 발족
시키기로 했다.

인트라넷구축으로 부동산매매의 사무자동화를 이룩,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
하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 이처럼 인터넷바람이 불게된 것은 다량의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일례로 NAR홈페이지는 주-도시-특정지역을 좁혀가며 매물주택의 방수,
층수, 유형 및 가격 등을 문자와 그래픽으로 검색가능하다.

고객들은 다량의 정보를 한눈에 비교, 구매결정을 신속히 내린다.

부동산중개인들은 매물관련 상담에 시간을 절약해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다.

골드웰뱅커의 판매담당 부사장 레기나 테일러씨는 "신문광고가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는데 비해 인터넷광고는 엄청난 자료제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형태도 다양하다.

21세기사는 특정지역의 주변환경정보까지 제시한다.

2백개정도 지역의 학교, 근처 시설물, 인구통계 등을 제시하고 현지
중개업자들까지 소개한다.

이는 고객들이 주택구입시 지역정보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콜드웰뱅커사는 부동산관련제도나 법률을 소개한다.

링컨목조주택사는 목조주택 짓는 법도 설명한다.

문서자료에 의지하던 기존 거래패턴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등장으로 부동산중개자들은 쇠락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컴퓨터가 지닌 한계성 때문에 중개자들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정보를 그저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수 없기
때문.

중개업자들은 정보를 고객의 구미에 맞춰 조리해 주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무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부동산매매시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의 판단을 중개자들에게 상담한
후 최종거래를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중개자들은 컴퓨터상에 없는 정보를 갖고 있다.

주택소유자가 자금사정이 어려워 소유주택을 곧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든지
매물주택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안다.

결국 인터넷은 거래초기의 배경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최종결정에는
중개사들의 입김이 여전히 작용할 전망이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