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강하다"

쌀알 크기만한 자동차.

말벌보다 크지 않은 헬리콥터.

개미크기의 인조벌레.

오늘날 세계각국의 내로라하는 연구소와 기업체들은 이처럼 작지만 강한
제품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경쟁력은 곧 큰 제품을 더욱 작게 만드는 기술확보에서 시작
된다고 믿고 있어서다.

이같은 기술은 전자및 의학등 최첨단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목소리를 높인 일본기업과 연구소들이 마이크로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히로후미 미우라 도쿄대교수는 실제로 몇 를 날아 다닐 수 있는
마이크로 벌레를 개발중에 있다.

그는 "인간이 말과 소를 부리듯이 인공벌레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날이
멀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이 인조벌레가 온실속에 있는 화초들의 인공수분을 가능케할뿐만
아니라 곡식에 기생하는 해충을 잡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도요타자동차의 부설연구소인 덴소는 쌀알 크기만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그러나 실제로 동작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이 자동차의 연료인 경유의 점성이 너무 강해 "초미니" 엔진이 이를 견디지
못한 것.

덴소연구진들은 이같은 실패를 경험삼아 새로운 엔진개발을 서두르는등
연구활동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피스터 미 캘리포니아대교수도 앞으로 수개월내 지금껏 자신이 고안한
부품들을 조립, 개미크기의 인조벌레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는 "지난 10년간 꿈꿔온 마이크로로보트개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현재로선 기술적인 어려움은 거의 해소됐다"고 말해 인조벌레의 탄생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같은 마이크로로보트는 공장시설의 파이프등 물리적으로 인간의
손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들어가 균열등 하자를 점검하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독 마인츠마이크로테크놀노지연구소(IMM) 볼프강 에르펠트박사는 회전날개
2개를 가진 바나나모양의 헬리콥터를 개발했다.

무게가 0.5g에 지나지 않는 이 "꼬마"헬기는 실제로 날아오르기도 했다.

에르펠트박사는 이 헬기에 장착된 모터는 1볼트의 전력으로 1분에 10만번의
회전운동이 가능해 캠코더 레이저스캐너등과 같은 최첨단제품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최첨단 기술선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국 정부도 재정지원을
하는등 발벗고 나섰다.

일본정부는 2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템 기술개발 프로젝트
에 2억2천2백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연방정부는 마이크로기술개발에 매년 6천5백만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미 국방부도 매년 3천5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에 견주어 "신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마이크로기술개발의
주도권쟁탈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전망이다.

< 김수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