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해운왕 동건화 전동방해외그룹회장(59)이 내년 7월 홍콩의 주권
반환후 정식발족하는 홍콩특별행정구(SAR) 초대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동 전회장은 11일 홍콩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4백인 추천위원회선거에서
3백20표를 얻어 양철량 전수석대법관(67) 오광정 전구룡창그룹회장(50)등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홍콩반환주비위원회 주임위원자격으로 참석한 이날
회의는 동후보의 당선을 확인하고 이를 주비위원회에 정식 통보했다.

중국정부는 이달중 동당선자를 초대행정장관으로 "공식임명"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특별행정구는 홍콩반환후 외교 군사를 제외한 모든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소정부로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되 앞으로 50년간 현 자본주의 체제를
허용하겠다"는 등소평의 "1국2체제" 구상에 따라 설립되었다.

동행정장관이 이끄는 홍콩의 모습은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정부는 "항인치항(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한다)" 원칙을 내세우며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각종 정책이 친중국적으로 흐를 것이란게 대체적
인 관측이다.

동당선자 스스로도 "나는 친중국적이며 친중국적인게 애국"이라고 강조
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의 5년 재임기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제일"을 강조하고 있는 그는 현 홍콩정부의 수석장관인 진방안생을
보좌역으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상해태생인 동당선자는 그동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미국클린턴대통령과 대만 이등휘총통은 물론 영국총리등과 직접적인 대화도
가능한 인물로 홍콩특별행정구의 초대사령탑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온화하고 침착하면서도 활달한 성격이지만 "예스맨"만은 아니어서 중국의
결정이 홍콩주민의 이익에 상치될때는 "노"라고 말할수 있는 단호한 면도
있다는게 주변의 얘기다.

부인 조홍빙여사와의 사이에 2남1년을 두고 있으며 사돈부인은 한국출신의
방혜자씨(53).

이화여대 재홍콩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방씨(남편은 홍콩인 임문덕
AIA보험사사장)의 딸 임영란씨(28.홍콩예술학교 피아노교수)가 동당선자의
둘째며느리다.

이건희삼성그룹회장 김우중대우그룹회장등 한국재계인사들과도 잘 알고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