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

집권 2기를 맞은 클린턴 행정부는 대외통상정책을 어떻게 퍼나갈 것인가.

세계 각국은 모든 안테나를 워싱턴에 고정시키고 있다.

앞으로 하나씩 껍질이 벗겨질 미국의 대외통상정책이 자국에 미치는 득실을
저울질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1기와는 달리 앞으로 4년은 경제가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축이 지배적이어서 각국은 더욱 미국의 통상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정책의 방향을 진단해 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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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대통령은 선거유세기간 내낸 행복한 표정이었다.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보브 돌후보에게 밀린 적이 없이 여유있는 리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앞선 이유는 간단하다.

클린턴 집권이후, 많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생활이 나아졌다고 느꼈기
때문에 클린턴을 선호했던 것이다.

보브 돌이 클린턴의 윤리, 사생활, 정책의 일관성 결여등을 물고
늘어졌지만 클린턴의 "경제성적표"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시대통령을 꺾을 때는 경기불황의 약점을 이용했고, 이번에는 경기호황의
호재를 이용한 셈이다.

따라서 경제의 덕을 가장 많이 본 클린턴대통령이 집권 2기에도 통상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임은 분명하다.

우선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시장개방압력을
가속화하고 대내적으로는 보호주의적 성향을 띨 공산이 큰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우기 앞으로 몇년간 경기둔화를 예고하는 보고서들이 속속 나와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기도 하다.

에이킨 검프법률회사의 마이클 케이변호산 "93년 클린턴행정부 출범이후
거시경제지표들은 좋아졌다 해도 상품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클린턴의 통상정책이 강경하게 흐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사실 선거기간 동안에 통상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바로 미국의 수출드라이브정책이 자국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공화당도 이 부분에서 만큼은 공격거리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클린턴행정부는 앞으로 더욱 자신있게 통상정책을 밀고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첫째 신흥공업국가를 거냥한 공세적인 통상정책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가 주요 타겟으로 지정돼 있다.

미국은 이들 국가들과 쌍무적인 시장개방협정을 체결해 수출을 늘려
나간다는게 상부부나 미국역대표부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특히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고성장을 하고 있는 점에 착안,
일본과 유럽국가들에 빼았겼던 시장을 이 지역에서 회복한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둘째 WTO(세계무역기구)등 다자기구를 통해 불공정관행을 없애면서 추가적
인 시장개방협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불공정관행으로 서비스분야, 외국인 투자, 뇌물 및 부패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으며 정보기술협정, 노동 및 환경등을 연계한 무역협정등도 강력히 밀고
나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셋째 기존의 무역협정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체크할 감시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WTO의 협정당사국이든 쌍무협정의 상대국이든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다.

넷째 범미주자유무역지대(FIAA), 아태경제협력체(APEC)등 권역별 무역협정
에서 한층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메르코수르(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등의
경제공동체)와 유럽연합(EU)의 결속을 저지하면서 한편으로는 미주대륙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FTAA협정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APEC을 통해서는 신흥공업국가들의 시장개방을 앞당긴다는 전략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밖에 효율적인 대외무역협상의 권한을 부여하는 대통령신속승인권한
(FAST-TRACK)에 대한 의회승인, 중국의 WTO가입과 MFN(최혜국대우)연장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게 확실하다.

현재 한미간에는 통신 자동차 지적재산권 수입식품의 검역 및 검사제도의
개선, 의료장비, 금융등의 투자개방등 많은 현안들이 놓여 있다.

통신의 경우는 민간통신업체의 장비구입시 정부간섭의 배제를 요구하는
협정체결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짚과 같은 스포츠 유티리티자동차에
대한 지방세 인상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스페셜 301조에 따라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검사, 검역, 표준등 기술장벽분야에서
끊임없는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통산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결코 편안할 수 만은 없는 4년이 될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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