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

대통령 선거를 하루앞둔 4일 미월가에서는 "클린턴대통령-민주당의회"
콤비 아래 경제판세 가늠하기에 돌입했다.

월가의 증시관계자들 사이에서 "클린턴 재선"은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퍼스트 알바니사의 휴 존슨).

단지 변수는 의회를 누가 장악하느냐 여부다.

같은 클린턴 대통령이라도 "민주당"이라는 분자와 결합하면 현재 공화당
체제하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날 것이란게 월가의 판단
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재임중 재정적자 감축에 성공할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공화당 덕분이었다.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공화당이 의회를 휘어잡고재정적자 감축을 거세게
밀어붙이다보니 민주당 소속인 클린턴대통령도 "긴축"정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곳간 열쇠가 다시 민주당의 손으로 넘어갈 경우 이런 "긴축의
고삐"는 풀려버릴 것으로 월가는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큰정부"를 지향한다.

복지혜택을 확대하고 정부지출을 늘리는게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책이다.

이런 "낭비벽"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재정적자악화로 이어져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월가에서는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민주당 악몽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민주당이의회를 장악하면 미증시가 폭락할 것이란 설이다.

UBS증권의 전략가 그래일 두닥은 클린턴대통령-민주당의회 체제하에서
"채권값이 급락하면서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수익율은 7%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런 채권시장 침체는 즉각 주식시장 급락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버블론"이 제기될 정도로 급팽창을 지속해온 주식시장에 채권값
급락이란 자극이 올 경우 주식시장은 곤두박질 칠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채권수익율 7%대에서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두닥)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치전문 일간지 "더힐"은 최근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민주당 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주가는 한꺼번에 4백포인트(약 7%) 급락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도 클린턴의 경제정책 기조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골드만 삭스의 전략가 애비 코헨이 대표적인 예다.

"클린턴은 재임중 긴축재정에 성공한 몇 안되는 대통령이다. 클린턴 2기
행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이라는 자랑스런 업적을 무너뜨릴 이유가 없다"

역사적으로 볼때 민주당에 붙은 "낭비벽" 오명은 잘못된 것이란 지적도
있다.

미 재정적자가 최고조에 달했던 80년대 미 백악관과 상원을 점거한 쪽은
민주당이 아니라 공화당이었다.

반면 역사적인 적자감축안이 통화됐던 93년, 상.하원 양원을 장악했던
정당은 바로 민주당이었다.

이 적자감축안이 바로 96회계연도(95년10월~96년9월)동안 "15년만에 가장
낮은 적자액"이란 기록을 낳은 모태였다.

이 기간동안 미 재정적자는 1천70억달러로 92회계연도(2천9백억달러)의
절반이하 수준까지 급감했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재정적자 악화등의 부작용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월가에서 가장 바라는 콤비는 "클린턴-공화당" 조합이다.

클린턴 재임 4년중 증시가 솟구치기 시작한 것은 공화당이 상.하원의
주인으로 들어선 94년이후다.

현재로선 이런 희망사항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 재선이 부동의 사실로 굳어지면서 "공화당 의회가 민주당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호소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민주당이 선전한다해도 하원에서 득세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거 기권할 경우 민주당이 양원의 주도권을
휩쓸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월가가 "민주당 악몽설"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