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요즘 바빠졌다.

엔화가치가 한때 달러당 1백15엔대까지 내려가는등 엔저가 장기화되자
환율변동에 민감한 수출입업체와 제조업체들이 발빠른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나섰다.

수출업체들은 엔화가치의 추가하락에 대비, 수출예약규모를 신축적으로
조정하는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수입업체들은 해외수입을 줄여
자체생산을 늘리고 있다.

외국의 싼 임금과 생산비를 찾아 해외로 나갔던 제조업체들의 생산시설도
본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달러당 엔화가치가 93년초 79.75엔까지 치솟은후 가속화된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이제 엔저를 반환점으로 U턴을 시작한 것.

엔저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출기업들이다.

수출비중이 80%에 달하는 캐논의 경우 종래 엔화가치 동향에 관계없이
3개월내 결제가 되는 수출예약비율을 전체수출액의 50%로 유지했었다.

그러나 엔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 최근 예약수출액을 30-50%
범위에서 신축적으로 조정키로 방침을 바꿨다.

수출예약은 30%만 받고 그후 엔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면 예약비율을
다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소니도 지금까지는 결제 3개월전에 수출액의 1백%를 예약하는 것이 기본
이었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엔저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 예약비중을 낮추는 한편
결제 권리를 포기할수 있는 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옵션을 늘리면 옵션료 지급부담은 커지지만 수출예약을 줄일수 있어 외환
차손을 감축시킬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전기도 수출가격의 기준환율을 6개월분씩 미리 예약하던 것을
3개월로 단축, 수출가를 시세에 근접시켰다.

자동차산업도 엔저 영향을 폭넓게 받고 있는 분야중 하나.

닛산자동차의 경우 엔저추세가 지속되자 지난 봄 완성차와 부품수출가
인하를 내린데 이어 최근에 2-3%정도를 다시 내렸다.

뿐만아니라 혼다는 지난주 미국에 있는 어코드 왜곤 생산시설을 일본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고 도요타도 현재 미국에서 생산중인 스켑터 왜곤을
내년부터는 일본에서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엔고를 피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일본경제는 공동화와
구조적 실업에 대한 우려를 낳았었다.

그러나 엔화가치 하락으로 수출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되자 이제 굳이 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밖에 가전메이커등은 엔저로 수입의 메리트가 줄자 국내생산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입비율을 줄여가고 있다.

앞으로 당분간 달러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고 보면
일본기업들의 이같은 정책선회는 산업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단 엔저에 기인한 일본기업들의 본국회귀현상은 일시적인 변화에 대한
적응일뿐 일반적 현상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증권 도쿄지사의 분석가인 론 바베쿠아는 "전체적으로 일본
기업의 해외진출은 계속될 것이나 아시아지역에 나간 일본 기업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아시아지역은 일본 국내보다 생산비가 싸다는
이점뿐 아니라 급속히 성장하는 시장요인 때문에 일본 기업에 매력적인
투자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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