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정리를 신청한 니치에이파이낸스의 파산을 계기로 일본
비은행금융기관들의 부실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니치에이가 1조엔의 부채를 안고 파산한 것은 전후 최대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비은행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일부금융전문가들은 "채무초과에 빠져 있으면서도 처리를 미루고 있는
기관들이 아직도 무더기로 있다"고 지적하면서 "제2의 주전(주택금융
전문회사)사태"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금수탁기능없이 대출기능만을 갖는 비은행금융기관은 대형은행들의
계열회사와 독립계회사로 대별되며 이들이 안고있는 총부채는 약62조엔에
이른다.

특히 리스업계 주전업계 신용판매업계는 각각 10조엔이상씩 차입금을
안고 있으며 회사당 평균부채도 6,500억~1조6,000억엔에 달한다.

이들은 융자재원을 대부분 은행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20개대형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많은 상각처리를 했음에도 불구,
지난 3월말 현재 이들 기관에 총28조2,000억엔의 융자액을 안고 있으며
이중 5조7,000억엔은 확실한 불량채권이다.

비은행금융기관중 은행계열회사들의 경우는 부실하더라도 은행의
힘을 빌릴 수있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우려는 별로 없다.

대형은행들은 이미 지난92년부터 계열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부실채권
정리에 나서 지금까지 20조엔을 상각처리했으며 앞으로도 상각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문제는 니치에이파이낸스같은 독립계회사들로 이들중에는 기댈 곳이
없어 법적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는 곳이 많다.

올들어서만도 신교토신판(부채3,488억엔) 에퀴온(부채2,900억엔)
아이치(부채1,820억엔)등이 잇달아 문을 닫은 것도 이때문이다.

이들이 경영위기에 빠진 것은 버블경제붕괴이후 일본의 부동산값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담보로 잡았던 건물이나 토지가 담보가액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졌고 더구나 최근 들어서도 지가는 하락세를
멈출줄 모르고 있다.

정부까지 뒤치다꺼리에 나선 주전처리도 이들 기업에는 경영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부동산회사에 주전과 함께 자금을 융자한 경우가 많은데
주전이 채권을 회수하면 이들로서는 회수불능채권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주전처리에서는 일본정부가 6,850억엔의 재정자금까지 동원했다.

비은행금융기관들의 파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일본정부는 금융질서
유지를 위해 또다시 대규모 재정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

<도쿄=이봉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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