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한 카를로스 필리페 시메네스 벨로 로마
가톨릭주교(48)가 동티모르분쟁에서 인도네시아정부군의 불법 무력사용에
저항해 왔다면 호세 라모스 오르타(46)는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벌여 왔다.

동티모르분쟁은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지난 75년 전포르투갈식민지인
동티모르섬을 무단 점령, 자국영토의 27번째주로 귀속시키면서 촉발됐다.

인도네시아는 회교국이지만 동티모르내 인구의 90%가 가톨릭신도였기에
갈등은 깊었고 이에 따른 독립요구도 드높았다.

벨로주교는 점령이후 인도네시아군의 발포로 숨진 사망자 및 실종자들을
추적, 고발함으로써 폭력을 줄이는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85년에는 교서를 출간, 인구정책이란 미명하에 여성들에게 강제적으로
불임시술을 강행하는 인도네시아군의 야만성을 전세계에 고발했다.

89년에는 유엔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동티모르 장래에 관해 유엔이
표결에 부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정부군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지목돼 감시를 계속
받아 왔다.

벨로주교는 특히 지난 91년11월에 발생한 이른바 동티모르사태를 수습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동티모르 사태는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군중을 향해
발포, 수백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학살사건.

그는 당시 정부측에 불법성을 경고하고 사건전말에 대한 수사에 착수토록
촉구, 장군 2명과 육군장교 수명을 보직해임시킴으로써 폭력사태를 수습했다.

반군 동티모르레지스탕스(CNRM)의 지도자 오르타는 지난 75년 인도네시아
정부군의 공격 직전 동티모르를 탈출한 후 대외담당대변인역을 맡아 전세계
를 순회하며 독립의 정당성을 호소해 왔다.

유럽연합(EU)과 유엔 등에서의 그의 호소는 서구인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호주에서 망명생활중인 그는 노벨평화상수상소식을 전해듣자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동료 독립운동가 자나나 구스마오에게도 이 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유재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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