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라크 공조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동국가들을 순방중인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15일 이라크에 대한 추가 공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또다시 경고했다.

페리장관은 바레인에서 미군병력의 주둔허용을 약속받은 뒤 "우리는 우리
조종사들에 대한 위협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항공기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사담후세인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가 남부 비행금지구역내에서 방공 미사일과 레이더를
철수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보복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 인근해상에 주둔중이던 미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이날 걸프해역을 향해 출발했다.

엔터프라이즈호의 지휘 장교 마이클 맬론 대령은 전화통화에서 자세한
위치나 작전에 관해 밝히지 않은채 "우리는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동중"
이라며 "임무를 부여받으면 며칠내로 이라크에 대한 공격권 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유엔주재 미대사는 NBC-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목표는 후세인을 자제시키는 것이며 이라크의 도발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술탄빈 압 둘 아지즈 국방장관도 이라크측의 미군기
공격중지 발표 이후 미국이 이라크를 재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걸프 지역의 미군증강에 반대하는 아랍국가들의 압력으로 인해
자국내 미군주둔을 허용하는 결정을 최고국방위원회 이후로 연기할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이 밝혔다.

미국은 이미 쿠웨이트에 주둔중인 1천2백명의 병력 외에 5천여명의 추가
병력을 쿠웨이트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추가파견 병력규모를
3천명으로 축소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또 러시아와 프랑스, 중국 등이 미국과 이라크사이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이라크의 미군기 공격
중단 발표는 러시아의 외교적 개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