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러시아대선에 대해 외국인 참관단은 선거직전에는 혼탁.과열선거가
우려됐으나 투개표과정은 의외로 평온하고 공정한 것으로 평가했다.

선거를 참관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EC)측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투표
과정에서 위법행위나 심각한 폭력사태는 없었다"고 지적.

<>.개표는 러시아극동지역 캄차카와 사할린에서 가장 먼저 실시돼 곧바로
러시아중앙선관위에 의해 발표됐는데 이에앞서 미CNN방송이 출구조사결과를
내놓아 발빠른 기동성을 다시 한번 과시.

CNN은 러시아 민간여론조사기관인 비교사회연구소에 의뢰, 러시아 전역
1백18개 투표소에서 약 1만여명의 투표자를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

러시아서부지역의 투표가 끝나자마자 발표된 CNN의 출구조사는 옐친이
35%로 1위, 주가노프가 29%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

군사령관출신의 정치신인 레베드가 15% 득표로 급부상했으며 야블린스키
9% 지리노프스키 7% 등 실제개표현황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집계.

<>.발트해 연안의 구소련공화국이었던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소비에트부활 추진을 공약한 주가노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대러시아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 16일 투표당일 오전에 옐친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긴급 발표.

타이트 바에히 에스토니아총리는 이날 발트 3국 자유무역협정을 조인을
마치고 "옐친행정부가 독립국가연합(CIS)와의 관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고, 스탄케비시우스 리투아니아총리도 "옐친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조치는 러시아확장주의의 위험을 불식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

<>.군소후보들 가운데 서방언론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러시아대통령은 예상밖으로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 한물간
정치인임을 입증.

고르바초프후보는 70% 개표에서 득표율이 0.51%에 그쳐 전체 10명의 후보중
7위를 기록.

그의 이같은 저조한 득표율은 러시아개혁의 시발점에 대해서 모든 다른
후보들이 비난을 쏟아부으면서 그를 집중적으로 폄하한데다 선거운동기간중
운동원에게 일당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

<>.현직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고 있는 옐친후보는 투표직전까지 관영언론을
동원, 비공식 선거운동을 계속해 다른 후보들이 일제히 성토.

특히 선거일 하루전에는 정치광고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옐친후보는 문화계 유력인사들에게 국가예술상을 시상한다며 TV에 모습을
드러냈고, 또 시베리아지역에 대한 경제지원을 대통령령으로 긴급 발표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만판 표몰이.

또 선거하루전 관영TV들은 옐친대통령이 크렘닌궁에서 러시아정교회
지도자들을 1시간가량 만나 정교회건물 재건축방안을 논의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정교회가 엘친을 지지하는 것처럼 은근히 보도하기도.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