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경공항에 감색제복및 모자에 빨간 스카프를 두른 소년 소녀
30여명이 줄을 지어 도착했다.

이들은 동남아 3개국가 "수학여행"을 마치고 북경으로 돌아온 광주시
유명사립학교 "중화영호학교"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다.

귀족학교라고 불리는 이 학교의 재학생은 734명이다.

연간 600만원정도의 학비및 기숙사비용에다 입학때 일괄 납부하는 기부금
2,500만원은 일반 학교와는 상상도 할수없을 만큼 높다.

일반 국립학교의 연간 수업료는 우리나라돈 5만~6만원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니 "귀족학교"라는 단어가 생길만 하다.

이같은 귀족학교는 내륙지역의 중소도시에도 있다.

사천성 도강언시의 사립 "광아소학(1992년 9월18일 창립)"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학교는 냉온방설비가 완비된 교실 어학실습실 피아노 연습실 컴퓨터
실습실외에 샤워실이 부착된 개인숙소까지 갖추고 있다.

학습과목에는 일반학교의 통상과목외에 미국 영어선생이 가르치는 기초영어
(1학년부터 설치)가 있고 음악 체육 미술등 담당선생에는 유명대학 교수들이
초빙된다.

학생 1명당 연간 수업료는 우리나라돈 100만원이 넘으며 입학때 납부하는
학교시설 기부금은 1인당 200만~300만원이다.

중국에선 초호화학교라는 평판과 함께 입학신청자가 밀려들어 개교초의
4개반을 현재 10개반으로 늘려놓은 상태이다.

중국내에서 사립학교가 붐을 이루자 화교및 외국기업에의한 사립학교도
최근엔 부쩍 늘고 있다.

특히 홍콩 재벌기업들이 출자한 국제학교 설립이 급증하고 있다.

이것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국제학교 정영학교라고 이름을 단 합자학교및
외자학교가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2,667개의 사립학교중 귀족학교로 불리는 초호화의 시설 설비
등을 갖춘 학교는 40개정도다.

중국 국가교육위원회는 이같은 사립학교의 급증및 귀족학교라고 불리는
호화사립학교의 출현을 달갑게만은 생각지 않고 있다.

관련당국은 금전의식및 가정환경이 비슷한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자녀가 집중됨으로써 소귀족이 육성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교육의 기본과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의 길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등
극단적인 교육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사회문제로 남아 있다.

중국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아제한에 따라 한자녀밖에 둘수 없던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귀족학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북경 = 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